0~10℃서 자성 발현…“차세대 전자소자 활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상온에서도 자성을 띠는 평면에 가까운 구조의 2차원 자석을 개발했다. 전기전도성을 부여하는데 성공해 향후 차세대 전자소자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김준성 연구위원(포항공대 물리학과 부교수)과 포항공대 화학과 심지훈 교수, 신소재공학과 최시영 교수 등이 상온에서 자성을 띠는 철-저마늄-다이텔루라이드(Fe4GeTe2)를 합성하고, 이를 수㎚(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층으로 떼어내 2차원 자석을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19일 밝혔다.
3차원 물질과 다른 물리적 특성을 보이는 2차원 자석은 차세대 전자소자 개발을 위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하지만 –200~-50℃ 수준의 극저온에서만 자성이 나타나 활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진은 2차원 자석을 설계하기 위해 한 층씩 떼어낼 수 있는 반데르발스 물질 중 철(Fe)원자가 포함된 물질에 주목했다. 철 원자 때문에 자성을 띠면서 전기가 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층간 결합을 약하게 만드는 텔루륨(Te) 원자를 넣어 원자 한 층을 분리하기 쉽게 했다.
연구진은 전자구조 계산을 통해 1만1000개에 달하는 다양한 철 기반 후보물질의 안정성과 자성을 예측했다. 그 중 2차원으로 분리할 수 있는 반데르발스 물질 후보를 3개 찾아냈고, 예측한 물질 중 ‘Fe4GeTe2’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한 Fe4GeTe2의 특성을 측정한 결과 이 물질이 강자성을 나타내는 온도는 0~10℃로, 기존 2차원 자석이 –200~-50℃ 부근에서 자성을 띠는 데 비해 매우 높았다. 수 나노미터 두께 층으로 떼어냈을 때도 강자성이 그대로 유지됐다. 열에 쉽게 변하지 않아 정보 보존에도 유리하다.
김준성 연구위원은 “물질 설계와 합성, 소자 제작 및 측정을 아우르는 이번 연구는 국내외 다양한 분야 연구진의 협업으로 가능했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자성이 더 강한 2차원 물질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제1저자인 김덕영 연구원(중국고압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은 “계산이 어려운 자성 물질 설계 및 합성에 성공했다”며 “특히 세 가지 원소로 이뤄진 삼원계 화합물 설계가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드문 경우”라고 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18일 오전 4시(한국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