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장비 없어도 피 한방울로 치매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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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장비 없어도 피 한방울로 치매 진단
  • 최정 기자
  • 승인 2020.01.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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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나노튜브로 센서 제작
혈액속 알츠하이머 관련 바이오마커 4종으로 진단
혈액 내 4종의 바이오마커 농도를 측정해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별하는 고밀도 카본 나노튜브 기반 저항 센서의 모식도와 진단 성능. KAIST 제공

한국과학기술원(KAIST) 연구진이 혈액으로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센서를 개발했다.

15일 KAIST는 신소재공학과 박찬범‧스티브 박 교수 공동연구팀이 혈액 내 베타-아밀로이드 및 타우 단백질 등 알츠하이머병 관련 4종의 바이오마커(병의 유무 등을 진단하는 생물학적 지표)를 분석해 알츠하이머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피 한 방울로 민감도 90%, 정확도 88.6%로 알츠하이머 환자를 구별할 수 있게 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 환자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적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진단시 고가의 양전자 단층촬영(PET)이나 자기공명영상진단(MRI) 장비를 사용해야 한다.

연구팀은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해 혈액에 존재하는 알츠하이머병의 바이오마커 4종류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는 저항 센서 칩을 제작했다. 탄소나노튜브를 고밀도로 정렬하면 무작위의 방향성을 가질 때 생성되는 접합 저항(Tube-to-tube junction resistance)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분석물을 더 민감하게 검출할 수 있다.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를 이용한 저항 센서는 기존에 개발된 탄소 나노튜브 기반의 바이오센서들 대비 100배 이상의 높은 민감도를 보였다.

알츠하이머병의 대표적인 바이오마커인 △베타-아밀로이드 42 (β-amyloid42,) △베타-아밀로이드 40 (β-amyloid40) △총-타우 단백질 (Total tau proteins) △과인산화된 타우 단백질 (Phosphorylated tau proteins)은 그 양이 알츠하이머병의 병리와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에 알츠하이머병 환자를 구별해 내는 데 매우 유용하다.

이 센서 칩을 이용해 알츠하이머 환자와 정상인의 혈액 샘플 내에 존재하는 4종의 바이오마커 농도를 측정‧비교한 결과, 민감도와 선택성은 각각 90%, 그리고 88.6%의 정확도를 지녀 중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상당히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고밀도로 정렬된 탄소 나노튜브 센서는 측정방식이 간편하고,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박찬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증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며 “(치매 이행 전 단계인)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진단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경도인지장애 코호트(특정 인구집단), 치매 코호트 등의 연구기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월 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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