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정상세포로 되돌릴 원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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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정상세포로 되돌릴 원리 밝혔다
  • 최정 기자
  • 승인 2020.01.0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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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대장암세포→정상세포 변환의 핵심인자 규명
“관련 신약개발‧임상실험 성공땐 암환자 삶의질 높일 것”
KAIST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와 정상대장세포의 유전체 분석을 통해 대장암세포를 정상화 시키는 데 필수적인 'SETDB1' 단백질을 발견했다. SETDB1 단백질의 발현을 저해하면 대장암세포들의 유전체 발현패턴이 정상세포의 유전체 발현패턴과 흡사해지는 것이 확인됐다. KAIST 제공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새로운 암 치료 기술이 제시됐다.

9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교수팀이 시스템생물학 연구를 통해 대장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되돌리는 초기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시스템생물학은 생명현상은 다양한 구성인자들의 상호작용이라는 점에 착안해 수학모델링, 시뮬레이션, 분자생물학실험 등의 방법을 융합해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학문이다.

현재는 암세포를 공격해 죽이는 방식으로 암을 치료한다. 하지만 항암제는 정상세포와 조직에 부작용을 일으키며, 암세포 또한 내성이 생기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암세포만 타깃으로 해 없애는 ‘표적 항암요법’이나 몸의 면역체계를 이용한 ‘면역 항암요법’에 대한 연구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두 방법은 효과가 제한적이고 장기치료시 여전히 내성의 문제가 발생한다.

KAIST 연구팀은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바꾸는 새로운 치료전략에 주목했다. 암세포가 정상세포로 변화하는 현상은 20세기 초부터 관찰됐지만 원리와 제어기술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를 정상 대장세포로 변환하는데 필요한 핵심인자를 찾았다. 정상 대장세포와 대장암세포의 유전체 데이터를 이용해 각각의 유전자 발현조절 네트워크를 추론하고, 이를 비교‧분석해 암세포를 정상세포로 환원시킬 수 있는 5개의 전사인자(CDX2, ELF3, HNF4G, PPARG, VDR) 및 1개의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SETDB1)를 발견했다.

대장암환자로부터 유래된 대장암 오가노이드(유사 장기체)에서 SETDB1의 발현을 억제했을때 정상 대장오가노이드의 형태를 회복했으며(그림 D와 E) SETDB1의 발현이 높은 환자일수록 예후가 나쁨을 확인했다(그림 A와 B). KAIST 제공

연구팀은 또 SETDB1을 억제함으로써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정상세포로 변환할 수 있음을 분자세포실험으로 증명했다. 대장암세포에서 SETDB1을 억제했을 때 세포가 분열을 중지하고 정상 대장세포의 유전자 발현패턴을 회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암세포에서는 암 특이적으로 활성화된 후성유전학적 조절인자 SETDB1이 정상세포의 핵심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를 억제해 암세포가 정상 세포로 변환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SETDB1을 조절함으로써 다시 원래의 정상 세포 상태로 되돌릴 수 있음을 증명한 것이다.

조 교수 연구팀은 서울삼성병원과의 협동 연구를 통해 SETDB1이 높게 발현되는 대장암세포를 가진 환자들에게서 더 안 좋은 예후가 나타남을 확인했으며, 환자 유래 대장암 오가노이드(3차원으로 배양한 장기유사체)에서 SETDB1의 발현을 억제했을 때 다시 정상세포와 같은 형태로 변화함을 관찰했다.

이번 연구에서 찾아낸 타깃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저분자화합물은 아직 개발된 바 없으며 추후 신약개발과 전임상실험을 통해 암세포의 정상 세포화라는 새로운 치료 기술이 본격적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암학회의 국제저널 '분자암연구'

조 교수는 “그동안 암은 유전자 변이 축적에 의한 현상이므로 되돌릴 수 없다고 여겨졌으나 이를 되돌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이번 연구는 암을 잘 관리해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항암치료의 서막을 열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KAIST Grand Challenge 30 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또 미국암학회(AACR)에서 출간하는 국제저널 ‘분자암연구(Molecular Cancer Research)’ 1월 2일 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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