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식물의 유전자를 이용해 춥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버틸 수 있는 벼가 개발됐다.

극지연구소는 이형석 책임연구원과 연세대 김우택 교수팀이 춥고 건조한 남극에서도 꽃을 피우는 ‘남극좀새풀’의 ‘GolS2’ 유전자를 이용해 저온‧건조한 환경에 내성이 강한 벼를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 벼의 냉해 피해가 발생하는 섭씨 4도에서 일반 벼는 11% 생존한 반면, 남극좀새풀 유전자를 넣어 형질을 바꾼 벼는 54% 생존했다. 9일간 물을 주지 않은 건조한 환경에서도 형질전환 벼의 생존율은 30%로, 일반 벼보다 3배 높았다.

특히 벼의 내성을 키우기 위해 활용한 다른 유전자들은 하나의 조건에서만 작용한 반면, 남극좀새풀의 유전자는 저온과 건조한 환경에서 복합적으로 벼의 내성을 향상시켰다.

형질전환 벼는 저온‧건조 환경에서 독성 활성산소를 줄이는 올리고당 함량이 증가했다. 연구팀은 식물이 악조건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때 GolS2 유전자가 당 함량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형석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냉해‧가뭄을 이기고 농작물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극지식물의 유전자원이 적극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생물학 분야 학술지 ‘식물과 세포생리학(Plant and Cell Physiology)’에 게재됐다.

최정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