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기술창업] “창업은 기술보다 운영노하우 더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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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기술창업] “창업은 기술보다 운영노하우 더 중요”
  • 김찬혁 기자
  • 승인 2020.01.02 1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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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형 ㈜제이코어 대표…LTE 기반 영상 전송가능 무전기 개발
ETRI 재직 후 두 번째 기술창업…VoIP·IP무전기 특허 보유
이 대표 “무전기 시장 전환기…미국·일본 수출 목표”
이종형 ㈜제이코어 대표 모습. 김찬혁 기자

정보통신기술(ICT)은 오늘날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기술 분야 중 하나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함에 따라 시장이 성장하거나 축소되고 있으며 끝내 사장되는 기술 또한 존재한다. ‘PTT(Push to Talk) 솔루션’, 일명 무전기 기술 또한 사람들에게 잊혀져가는 분야다. 

현재 무전기 시장은 정체 단계에 접어들었다. 2010년대 휴대전화,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통신사들이 음성통화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한 차례 지각변동을 겪으면서부터다. 그러나 콜택시, 대형마트, 군부대, 경찰, 공장, 공항 등 대규모 공간에서 일대다로 소통해야 하는 현장에서 무전기는 여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무전기 기술과 시장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창업에 도전한 사람이 있다. ㈜제이코어의 이종형 대표다. 한밭대 중장년기술창업센터를 졸업하고 발돋움하려는 이 대표를 직접 만나 시장 전망과 사업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 첫 번째 창업…기술 보유 자신감에 의욕 넘쳐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이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13년간 몸담았다. 재직 시절 제1발명자로 8건의 특허출원도 이뤘다. 그러던 2001년 이 대표는 ETRI를 벗어나 넷코덱㈜의 공동설립자를 맡게 된다. 당시를 회상한 이 대표는 “IMF가 끝나가고 있었고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젊을 때 하고 싶은 걸 해보자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넷코덱에서도 전문 분야를 살려 IP 전화 사업본부 총괄을 맡았던 이 대표는 정들었던 회사를 떠나 지난해 7월 새롭게 ㈜제이코어를 창업했다. 넷코덱의 경영상태가 악화되면서부터다. 지인의 소개를 받은 이 대표는 한밭대학교 중장년기술창업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그 후 이 대표는 한밭대 중장년 기술창업 프로그램을 이수하며 ㈜제이코어의 틀을 닦았다. 

지난해 말 중장년기술창업센터를 졸업하고 유성구 관평동 대덕비즈센터로 자리를 옮긴 이 대표는 “제이코어를 시작하는데 한밭대 기술창업센터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꼽은 장점은 ‘입주 공간 무료제공’과 ‘창업 패키지 지원’이다. 이 대표는 “비록 규모가 크지는 않아도 초기 자본이 부족한 창업자에게 이 같은 혜택은 중요하다”며 “입주뿐만 아니라 홈페이지 개설, 특허 출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술은 기업 운영의 30% 수준…인맥·경험은 과거와 다른 점

두 번째 창업을 시작한 그에게 지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물었다. 이 대표는 “예전에는 기술만 보유하고 있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의욕은 있었지만 기술 이외에 기업 운영에 대한 능력은 없었던 것 같다”고 진단했다. 기업운영 가운데 기술의 비중을 ‘30% 수준’이라고 지적한 그는 “지금은 기술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알고 그동안의 활동을 통해 인맥과 경험이 생긴 것은 과거와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제이코어는 VoIP·IP기반 무전기 시장에서 기술 성과를 통해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제이코어가 개발 중인 LTE 기반의 무전기는 기존 무전기 대비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장점은 공간의 제약이 없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기존 무전기는 전파 거리가 길다는 장점이 있지만 기지국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전파가 닿지 않는 곳이 있었다”며 “LTE 기반의 무전기는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기지국이 많아 사각지대가 없고 지역 간, 더 나아가 국가 간 통신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방향이던 기존 무전기와 달리 양방향 소통이 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LTE 기반 무전기만의 무기는 또 있다. 바로 대용량의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대표는 무전기에 액션카메라를 부착해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 일본 등 무전기 시장 가능성 발견…지난 목표 달성하고파

이 대표에게 무전기 시장은 과거보다 축소됐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는 영역이다. 일본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일본은 한국과 달리 작업장에서 개인 휴대전화 사용을 금하고 업무용 무전기를 제공한다. 과거 성능에 머물러 있는 일본 산업 현장의 무전기를 제이코어가 개발한 LTE 기반의 무전기로 교체할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얘기다. 

제이코어는 현재 일본 통신기업 KDDI 그룹의 ‘Alinco'와 계약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Alinco 모바일 직원들이 제이코어를 실사하러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향후 미국 납품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을 맞이해 제이코어의 목표와 이 대표의 다짐을 물었다. 이 대표는 “과거 시작한 일을 스스로 마무리 짓는 심정”이라며 “젊은 시절 넷코덱을 창업하며 품었던 목표들, 경제적 자유, 인력 고용, 기업의 지속성 등을 제이코어를 통해 스스로가 실현해보자는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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