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중앙과학관, 창의성 배양 위한 '플랫폼'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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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중앙과학관, 창의성 배양 위한 '플랫폼' 돼야”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2.12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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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국립중앙과학관 발전방안 토론회
"국민소통 부족…이용자 중심으로 바뀌어야"
12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국립중앙과학관 중장기 발전 방안 수립을 위한 열린 시민 토론회’가 열렸다. 김찬혁 기자

과학기술을 중심으로 사회가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 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전에 위치한 국립중앙과학관은 전국에 위치한 135개의 과학관 가운데서도 여타 국공립 과학관을 주관하고 대표하는 상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러한 중앙과학관에서 과학 교육·홍보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과학관의 발전방안을 놓고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2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국립중앙과학관 중장기 발전 방안 수립을 위한 열린 시민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는 과학기술인·과학산업 관계자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40여명이 참석해 질의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에 앞서 ‘국가창의원천, 과학관의 역할과 기능’이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맡은 송우용 한밭대학교 경영회계학과 교수는 현재 한국사회가 직면한 위기로 ‘인구 감소’와 ‘4차산업혁명’을 꼽았다. 그는 “2017년 1분기 출생아 수가 10만명에 못 미쳤으며 멀지 않은 시기에 현재 존재하는 일자리 상당수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자 4차산업혁명시대의 해답은 창의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송우용 한밭대학교 경영회계학과 교수 모습. 김찬혁 기자

송 교수는 창의성 배양을 위해 과학관의 ‘플랫폼화’를 주장했다. 그는 “플랫폼이란 사람들이 모여 협업을 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장소”라며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평생 학습 체제를 제공하고 지속가능 사회를 위한 능동적 역할 또한 수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중앙국립과학관은 ‘제4차 과학관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 2023년까지의 전략을 설정한 상태다. 송 교수는 “과거 3차 기본계획 당시 ‘국민 생활 속 작은 과학관 운영’이나 ‘과학전시물의 기획·제작 활용’과 같이 국민과의 소통 측면에서 아쉬움을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패널 토론회에서는 현 제4차 기본계획과 관련해 ‘선택과 집중’, ‘수요자 중심의 사고’ 그리고 ‘새로운 시대의 과학관 비전 제시’에 대한 요구가 이어졌다.

김은성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선임연구위원은 “핵심 가치에 따라 홍보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중점과제를 지정해서 에너지를 분배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시민들이 과학관을 모두 둘러보고 나갈 때 머릿속에 남는 한 가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장 또한 인력 대비 과다한 전략을 지적하며 “투입 가능한 인력과 시간 등을 감안했을 때 실현 가능한 계획인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전략 수립을 위해 연구자들에게 더 많은 시간이 주어져야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AR·VR 기술을 활용한 전시가 과연 얼마나 오랜 기간 시민들의 눈을 끌 수 있으며 직접 체험을 하러 오는 관객들에게 적합한 형태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국립과학관 등에서 과학콘텐츠·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한 바 있는 최유현 충남대학교 기술교육과 교수는 “과학관의 교육적 역할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이용자 중심의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좀 더 열린 전시, 놀이와 재미를 강조한 전시가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

인문·사회과학 연구개발 기업인 ㈜테크앤소셜의 허윤정 대표는 “과학관의 다양한 참여 주체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오늘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외 과학관, 시민, 지자체 등이 협력하고 있지만 인근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업, 지역대학과 밀접한 연계는 아쉽다”고 평했다. 허 대표는 제주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빛의 벙커’ 전시를 예로 들며 “미술, 음악 등 다양한 분야를 과학적으로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정병선 국립중앙과학관장 모습. 김찬혁 기자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개회사를 전한 정병선 국립중앙과학관장은 “일자리를 만들고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것들 모두 과학기술의 역할이지만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안 된다”며 “국민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는 게 과학관의 역할이고 과학관의 진정한 주인인 시민들의 의견이 수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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