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핑크퐁·상어가족, 유아콘텐츠 차별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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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핑크퐁·상어가족, 유아콘텐츠 차별화 성공”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2.09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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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KAIST 창업원서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 강연
플랫폼의 중요성 강조…유튜브 통해 해외서 선풍적 인기
“예측 불가능한 콘텐츠 업계…브랜딩으로 신뢰감 줘야”
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에서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의 강연이 열렸다. 김찬혁 기자

“콘텐츠 기업은 이용자에게 유연하고 친숙한 방식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잘 만들 줄 아는 콘텐츠에 집중해야 해요.”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최고재무책임자)의 말이다. 

9일 대전시 유성구 한국과학기술원(KAIST) 본원에서 KAIST 창업원 기업가정신 ‘Lunch Talk’의 일환으로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의 강연이 열렸다. 스마트스터디는 ‘핑크퐁’, ‘상어가족’ 등으로 유명한 유아교육 콘텐츠 기업이다. 뮤직비디오 ‘베이비 샤크(Baby shark)’는 유튜브 40억뷰를 기록한 바 있다. 스마트스터디의 초기 창업 멤버이기도한 이승규 이사는 중국 법인 CEO 또한 맡고 있다.

이날 연단에서 마이크를 잡은 이승규 이사는 스마트스터디의 간판스타라고 할 수 있는 ‘핑크퐁’과 ‘상어가족’을 소개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핑크퐁이, 해외에서는 상어가족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디즈니의 전통적인 캐릭터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인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 이 이사를 포함한 공동창업자 3명이 설립한 스마트스터디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이용해서 공부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로 시작한 기업이다. 이 이사는 “당시 고객들의 반응이 안 좋았다”며 “생각만큼 태블릿이 보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전자기기를 잘 보여주지 않는 부모들의 마음 또한 예상치 못한 난관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하며 스마트스터디 창업자들에게 필요했던 건 부모가 설거지나 빨래를 하는 동안 아이의 시선을 잠깐 잡아둘 만한 영상이었다. 이내 아이들이 좋아하는 주제로 3분 정도의 뮤지비디오를 제작했고 그렇게 해서 개발된 게 지금의 핑크퐁이다. 

이날 이승규 이사는 "핑크퐁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존의 유아콘텐츠와 차별화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찬혁 기자

오늘날 핑크퐁의 폭발적인 인기의 이유를 이 이사는 시의적절한 콘텐츠·플랫폼 선택에서 찾았다. 먼저, 소비자들이 알고 있지만 기업이 포착하지 못하고 있던 것을 핑크퐁에 담아냈다. 이 이사는 “기존의 아동콘텐츠는 귀여운 동물이나 애벌레와 같은 캐릭터들만 등장시켰지만 사실 초등학생 미만의 영유아들은 강한 동물을 좋아한다”며 “핑크퐁 영상에 공룡이나 사자와 같은 캐릭터를 등장시켰다”고 말했다. 

아이들의 기억에 오래 남을 수 있도록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삽입한 것도 성공 요인 중 하나다. 이 이사는 “노래와 함께 몸을 같이 움직이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며 “아이들의 반복청취를 증진하도록 제작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플랫폼은 콘텐츠기업에게 빼놓을 수 없는 성공요소다. 이 이사는 “스마트스터디를 시작하던 2010년 한국에 아이폰이 처음으로 상륙했다”며 “게임이나 메신저 말고 무엇이 있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교육·엔터테인먼트 분야로 방향을 잡았다”고 말했다. 핑크퐁이나 상어가족의 색상이 화려한 것도 스마트폰을 겨냥했기 때문이다. 이 이사는 “대개 어린이용 영상이라 하면 은은한 파스텔 톤을 사용하는데 우리는 보다 화려하고 역동적으로 화면을 구성했다”며 “교육적 효과를 노려 자막 또한 더 크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플랫폼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의 모습. 김찬혁 기자

특히 ‘유튜브’라는 플랫폼에 올라탄 것 또한 스마트스터디에 호재로 작용했다. 당시 유료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던 스마트스터디지만 유튜브에서 뒤쳐져서는 선두주자를 따라잡을 수 없겠다는 판단으로 당시 모든 영상을 유튜브에 무료로 업로드했다. 이 이사는 “현재 핑크퐁 영문 유튜브의 경우 구독자가 2400만명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마트스터디지만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다. 이 이사는 “운 좋게 넷플릭스와 같은 OTT(Over The Top Service) 시장이 확장하면서 향후 3~4년간은 콘텐츠 업계가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면서도 “한때 거대했지만 지금은 몰락해버린 라디오와 공중파 방송국의 사례를 생각하면 좀 더 먼 미래를 대비해서 직접 이용자와 만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꼽은 콘텐츠업의 단점은 예측이 낮다는 것이다. 그의 말에 따르면 저번 타석에서 홈런을 친다고 해서 이번 타석에서 홈런을 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살얼음판 같은 콘텐츠업계에서 이 이사는 “그럼에도 할 수 있는 걸 준비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직 브랜드라는 개념이 적립되지 않은 아이들이 핑크퐁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유튜브 썸네일마다 동일한 모양과 컬러를 넣고 디즈니 영화처럼 매 영상마다 핑크퐁 인트로 영상으로 강조했다. 케이블 방송과 극장용 애니메이션 또한 준비하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오프라인 이벤트 또한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방편 중 하나다. 이 이사는 제주항공, 인천공항, 롯데월드 등의 기업과 협업한 사례를 제시하며 “오프라인 활동의 장점 중 하나는 ‘아이들이 뛰어놀지 않는다’는 부모님의 걱정을 불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건축자재 및 인테리어 기업인 KCC와의 협업은 사회적 의미 또한 지닌다. 그는 “핑크퐁 영상을 통해 아이들에게 뛰는 행동을 무작정 금지하기보다 왜 뛰어서는 안 되는지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승규 스마트스터디 이사는 "콘텐츠 기업은 유연하고 친숙한 자세로 이용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찬혁 기자

이 이사는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콘텐츠의 브랜딩을 통해 이용자들이 우리의 콘텐츠를 믿고 보게끔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이사는 스마트스터디의 목표로 ‘핑크퐁의 브랜드화’를 꼽았다. 그는 “브랜드는 동요에서 아직 개발되지 않은 부분”이라며 “자동차 시장에서 브랜드가 있듯이 핑크퐁이 동요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되고 최종적으로는 ‘핑크퐁이 곧 동요’라는 이미지를 이용자들의 뇌리에 각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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