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과학지식은 공공재…대중과 소통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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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과학지식은 공공재…대중과 소통해야"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2.06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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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언어, 대중의 언어’ 주제 사이언스 얼라이브 개최
과학문화‧연구성과 대중적 확산 목표…연구자·기업인 등 한자리
6일 대전시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사이언스 얼라이브’가 개최됐다. 사진은 강원경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 홍보실 부디렉터 모습. 김찬혁 기자

대중과 소통하고 과학 지식을 보다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과학문화를 위해 과학산업 분야 전문가들이 대전에 모였다. 

6일 대전시 유성구 기초과학연구원(IBS) 과학문화센터에서 ‘사이언스 얼라이브’가 개최됐다. 과학문화 확산과 대중과의 소통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기초과학연구원와 동아사이언스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서 102년의 역사를 자랑하며 아시아에서 가장 오래된 연구소인 일본이화학연구소(RIKEN)에서 근무하고 있는 강원경 홍보실 부디렉터가 ‘100년 과학기술연구소는 대중과 어떻게 대화하는가’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맡았다. 강 부디렉터는 “이화학연구소에는 본부 홍보 담당자 이외에도 각 연구단별 홍보 담당자가 존재한다”며 “본부 홍보 담당자와 연구단 홍보 담당자가 따로 일하지 않고 네트워크 형성하고 의견을 교환해 홍보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화학연구소는 다양한 채널을 통해 연구성과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디지털 취약계층의 접근성 높여야 한다는 일본 정부 방침에 따라 인터넷 웹사이트 또한 리뉴얼했다. 특히, 이화학연구소는 미디어를 대상으로 기자설명회를 진행한다. 특정 시기에 노벨상 후보자 등 취재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에 대해 가속기 등 대형장치의 소개와 사진촬영의 기회를 제공한다. 기자의 이해를 돕고 연구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강 부디렉터는 “지난해 이화학연구소에서 발간된 연구성과 보도자료는 188건으로 그 중 60%가 기사화됐다”며 “잘못된 과학 보도는 국민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기자에게 면밀하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과학자의 언어는 대중의 언어로 해석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토론회가 진행됐다. 김찬혁 기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회는 ‘과학자의 언어는 대중의 언어로 해석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과학문화 확산과 과학정보 대중화에 대한 논의가 오갔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염한웅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장은 토론에 앞서 “과학적 지식을 소비하는 계층이 늘고 있고 미디어를 소비하는 방식 또한 변함에 따라 새로운 과학 커뮤니케이션 주체와 방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패널로 참석한 오철우 전 한겨레 기자는 “먼저 과학과 대중이 소통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자면 ‘공공재로서의 과학지식’을 드높이는 게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종필 건국대 상허교양대 교수는 “양자역학의 발견 이후 과학도 현대미술처럼 추상의 영역으로 접어들었다”며 ‘번역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튼튼 IBS 나노우주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과학 대중화의 이유에 대해 ‘미래 과학도 육성’을 꼽았다. 김 연구위원은 “스포츠에 비유하면 과학은 비인기 종목인 셈”이라며 “이 종목이 왜 필요한지 설명하고, 이 종목을 즐기는 사람이 나오지 않으면 결국 도태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학에 대한 관심을 끌 수 있어야 다음 과학자 세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납세자로서의 대중’, ‘소비자로서의 대중’에 대한 논의도 나왔다. 염 단장은 “오늘날 국가적 공적 투자가 없으면 과학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대중들이 과학연구에 돈을 지불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납세자에게 연구성과를 잘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상욱 KAIST 양자정보연구단장은 “연구자 입장에서 비직관적인 문제를 직관적으로 설명하려는 게 늘 어려운 문제”라며 “과학자의 몫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전문가들이 필요한 문제”라며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언급했다. 한 단장은 “과학 커뮤니케이터와 과학자들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서 연구 활동·역량을 공감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정아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 또한 “과학자의 언어와 대중의 언어 사이에 간극이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천문 연구와 같은 대형 연구 프로젝트는 국민들의 세금으로 이뤄지는 만큼 그간의 연구 성과를 통해 국민을 설득시킴으로써 국가적 연구가 한 단계씩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한 바 있는 김훈기 홍익대 교양과 교수는 “인문사회 분야 연구자들은 연구자 중에서도 또하나의 대중”이라며 “새로운 과학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도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과학자들이 남을 설득하는 데 익숙치 않아 필요한 예산 책정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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