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공공기관 재난관리 '업체대행'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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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공공기관 재난관리 '업체대행' 안된다”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2.02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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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TBC서 전략 세미나 개최
“칸막이 행정 타파‧재난 관련 의사결정 학습 필요”
“공공기관 정보손실 新유형 재난…블록체인으로 해결”
2일 대전시 유성구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재난안전관리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세미나’가 개최됐다. 사진은 이동규 동아대학교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 모습. 김찬혁 기자

공공기관의 재난안전관리 시스템 마련과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일 대전시 유성구 대덕테크비즈센터(TBC)에서 ‘재난안전관리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 세미나’가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는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 정용래 유성구청장 이외에도 50여명의 산·학·연·관 재난안전관리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날 첫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이동규 동아대학교 기업재난관리학과 교수는 ‘재난안전관리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 교수는 “재난관리란 취약점을 살펴보고 감소시키는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사무실피로증후군, 현장 위험물질 노출수준, 기관 안전수칙 및 관행 점검 등 다양한 각도에서 안전관리를 파악한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과 한국 사례를 비교하며 “외국은 ‘캡틴’이라고 불리는 현장 전문가가 재난 현장을 지휘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기관장과 같은 리더가 현장에서 재난안전관리를 책임진다”며 “이 같은 지휘 체계 하에서는 상황파악에 엄청난 시간이 소모돼 사건이 재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뿐만 아니라 이 교수는 “많은 공공기관들이 재난 관리를 안전관리업체에 맡기고 있지만 이는 조직과 생명을 포기하는 행위”라며 “부서 간 칸막이 행정을 타파하고 재난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학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회공헌 컨설팅 기업 더와이파트너스(주)의 이기환 이사 모습. 김찬혁 기자

이어 두 번째 주제발표를 맡은 사회공헌 컨설팅 기업 더와이파트너스(주)의 이기환 이사는 재난안전관리를 통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는 구글, SK텔레콤, 삼성전자 등 ICT 기술을 통해 안전시스템을 구축하고 재난 현장을 돕고 있는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또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S-oil 등 마라톤·캠페인 등을 통해 안전 활동의 일상화를 이뤄낸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이 이사는 “오늘날 새롭게 부상하는 재난 중 하나가 ‘공공기관의 정보손실’”이라며 “신속한 정보공유, 기금활동의 투명성, 정보피해 최소화, 협업을 통한 역량 결집이라는 장점을 가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재난안전관리와 관련해 기관만 고민하지 말고 국민, 기업과 함께 공유한다면 더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재난안전관리 전문가 토론회가 이어졌다. 김찬혁 기자

이날 세미나 2부에는 재난안전관리 전문가들이 패널로 참석해 토론을 이어갔다. 

유재룡 충청남도 경제통상실 경제정책과장은 ‘안전자치’와 ‘안전복지’를 강조하며 “세계인권 선언 3조에 ‘자기 생명을 지킬 권리’가 들어가 있을 만큼 재난관리는 인권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고 말했다. 이어 “시스템적으로 국민들이 자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 인권측면의 재난안전관리가 실현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동우 울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재난안전관리는 리스크(위험)와 비용의 트레이드오프(모순적 관계) 문제”라며 “특히,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낮은 확률의 재난에 대해 어느 만큼의 자원을 투입하는 것이 현실적인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공공기관 경영평가 상에서 안전 평가가 영향력이 커지고 계량화됨에 따라 기관이 안전 예산을 무조건적으로 확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움직임으로 인해 행정적으로는 완벽하지만 현실에서는 무력한 안전관리체계가 마련되고 말았다”며 “행정과 실제 상의 괴리감을 줄이는 것, 또한 국민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정부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괴리감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순만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 부원장은 “재난안전관리의 사회적 가치를 평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그간 재난안전관리 선례는 △신기술을 활용한 안전관리체계의 고도화 △여러 기관들의 협업 △일반 국민과의 소통과 같이 크게 3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며 “이러한 점들을 각 기관의 비교우위에 잘 녹여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인사말을 맡은 양 이사장은 “이번 정부 들어 공공기관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확산시키는 추세”라며 “이번 세미나는 특히 재난안전관리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전문가들이 체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했다”고 말했다. 양 이사장은 “특구 재단 또한 인력, 기술개발 등을 통해서 재난관리에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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