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핵폐기물 저장시설 ‘맥스터’ 증설 논의 보류
상태바
경주 핵폐기물 저장시설 ‘맥스터’ 증설 논의 보류
  • 최정 기자
  • 승인 2019.11.22 16: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원안위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추가건설안 논의 계속”
KINS “안전성 평가결과 허가기준 만족” 위원들 “추가자료 필요”
“2021년 저장소 포화” vs “핵폐기물 처리기술 미비‧지역민 배제”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대회의실에서열린 제111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경북 경주시 월성원자력발전소의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인 ‘맥스터’ 증설 안건이 보류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2일 열린 제111회 회의에서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월성 1~4호기 운영변경허가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안건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위원들은 관련 용어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하고,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맥스터는 원전에서 사용한 우라늄 등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사용이 끝나 뜨거운 열을 내뿜는 사용후핵연료를 습식저장시설에 보관 후 어느 정도 식으면 건식 저장시설로 옮기는데 맥스터가 한 종류다.

원전 내부에 저장돼 있는 사용후핵연료의 모습.

현재 월성원전에는 맥스터 7기가 운영중이다. 하지만 월성원전의 핵폐기물 저장소는 2021년 11월 이전 포화가 예상돼 한국수력원자력은 2016년 원안위에 맥스터 7기의 추가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이날 원안위 사무처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시설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심사한 결과, 시설의 위치·구조 및 설비를 비롯해 방사성 물질에 따른 인체·물체 영향도 모두 법적 기준을 허가 기준에 만족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위원들은 통일되지 않은 용어와 추후 보완해야 할 자료 등을 지적하고 논의를 더 이어가기로 했다.

법무법인 한결의 김호철 변호사는 “1차 맥스터가 건설되는 자료에서 운영허가 변경 관련 자료가 제출돼야 하고 이와 관련된 내용을 위원들이 모두 확인할 수 있어야 2차 맥스터와 관련한 승인 심사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찬동 충남대 교수는 “지진의 크고 작음을 말하는 규모나 진도 등의 정의와 관련한 정리가 있어야 혼돈이 없을 것”이라며 “전문가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상현 경북대 교수는 “맥스터 허가 심의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한수원이 이미 승인을 받은 것처럼 공사를 위한 자재 등을 쌓아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원안위의 관리감독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탈핵시민행동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경주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심사 장단과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탈핵시민행동 회원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경주 핵폐기물 임시저장시설 심사 장단과 월성 1호기 영구정지 결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해당 안건이 상정되자 한 방청객이 “안건 심의를 중단해야한다”고 외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방청객은 지역 시민단체의 관계자로 알려졌다.

맥스터 추가 건설과 관련해선 첨예한 찬반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한수원은 맥스터가 2년 뒤 포화상태에 이르는 만큼, 2년의 건설기간을 고려했을 때 올해 안에 맥스터 건립을 결정, 공사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내 대학교수 200여명이 모인 ‘에너지 정책 합리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도 전력 수급 차질을 우려하며 지난 6월 성명을 내고 맥스터 추가 건설을 촉구했다.

하지만 사용후핵연료의 최종적 처리기술이 미비하고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맥스터 추가 건설은 적절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역주민 일부와 환경단체들은 각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정책을 주도하며 공론화 작업을 진행중인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에 지역주민 등 이해당사자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비판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