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세포 면역반응 막는 원리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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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세포 면역반응 막는 원리 밝혔다
  • 최정 기자
  • 승인 2019.11.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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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연세대 ‘혈관내피성장인자의 T세포 면역기능 방해’ 규명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면역항암제 병합땐 항암효과 높일 것”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VEGF)가 면역세포인 T세포의 면역 기능을 억제하는 원리. KAIST 제공

암세포는 혈관 생성을 촉진하는 혈관내피성장인자를 과다 생성시켜 암 조직에는 혈관이 과잉 생성 된다. 국내 연구진이 혈관내피성장인자가 혈관 형성 외에도 면역세포인 T세포의 기능 억제에도 관여해 암의 성장을 돕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암세포가 면역반응을 피해 증식하는 원리를 밝혀,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의과학대학원 신의철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민병소‧김호근 교수팀이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억제하는 핵심원리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암 환자는 암세포에 대항하는 면역세포, 특히 T세포의 기능이 현저히 약해져 있다. T세포가 ‘PD-1’이라는 억제 수용체를 과다하게 발현하기 때문이다.

최근 주목받는 면역항암제도 이 PD-1 억제 수용체의 기능을 차단해 T세포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원리로 작동한다. 하지만 면역항암제의 효과가 제한적이라 많은 연구자들이 T세포의 기능이 약해지는 다른 이유를 찾고 있다.

KAIST와 연세대 연구진은 그동안 혈관형성 인자로만 알려졌던 혈관내피성장인자(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VEGF)라는 혈관형성인자 단백질이 암세포에 대항하는 T세포의 기능을 약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임을 새롭게 밝혔다.

암세포에서 생성된 혈관내피성장인자는 암세포에 대항하는 T세포 표면에 발현하는 수용체에 결합해 T세포에 톡스(TOX)라 불리는 단백질의 발현을 유도한다. 톡스는 T세포의 기능을 억제하고 약화하는 유전자 발현 프로그램을 작동시킨다.

연구진은 면역항암제 치료 효율을 높이는 전략도 제시했다. 기존에 개발된 혈관내피성장인자 저해제와 면역항암제를 함께 사용한다면 치료 효율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동물 모델에서도 병합치료의 우수한 항암효과가 증명됐다.

신 교수는 “암세포와 면역세포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상세히 연구함으로써 임상 치료 전략을 제시하게 된 중요한 연구”라며 “향후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면역기전 연구 및 면역항암제 개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면역학 분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이뮤놀로지(Science Immunology)’ 8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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