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막힘없는 주행' 전기차…충전 등 해결과제 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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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막힘없는 주행' 전기차…충전 등 해결과제 넘어야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1.0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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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나·아이오닉 등 국내 전기차 시장 확대…‘전비’ 세계적 수준
가속력·정숙성·편의성 ‘만족’…가격경쟁력·전면디자인은 ‘글쎄’
친환경차 보조금 감소 추세…충전 인프라·에티켓 정착 필요
지난 5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습. 김찬혁 기자
지난 5월 출시된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습. 김찬혁 기자

전기차는 수소전기차와 더불어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을 목표로 보급 사업을 펼치고 있는 친환경 차량이다. 친환경성과 앞선 기술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으로 인해 이제 도로 위에서 파란 번호판이 붙은 전기차를 보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 됐다. 

현재 전기차는 상용화의 문턱을 넘어 시장의 주력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중요한 고비에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실제로 전기차가 운전자에게 어떤 이점을 줄 수 있으며 전기차를 둘러싸고 해결해야 할 문제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현대자동차에서 출시한 코나 일렉트릭(2018년 4월 출시)과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2019년 5월 출시) 두 종의 전기차를 직접 탑승해봤다.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모습. 김찬혁 기자
소형 SUV 전기차 '코나 일렉트릭' 모습. 김찬혁 기자

◇막힘없는 주행성능…디자인은 아쉬워

실제 차량에 탑승해 운전해본 결과, 코나 일렉트릭과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 모두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공통점인 저소음을 자랑했다. 시동을 걸 때 이전에 탑승한 수소전기차에 비해 미세한 소음이 발생하지만 주행 중에는 감지되지 않는 수준이다. 내연기관 보다는 훨씬 조용하다.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노면 소음과 공기 저항으로 인한 풍절음을 제외하면 차체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진동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히려 전기차를 몰고 골목길에 접어들 경우, 보행자가 차량 접근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일어나 의도한 소음이나 별도의 저음 경적이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다.

주행 능력은 두 차량 모두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가 주는 차별성은 가속페달의 민감성이다. 내연 기관은 일정 시간이 지나야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데 반해 전기차는 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부터 매끄럽게 치고 나간다. 운전자에게는 훨씬 더 직관적인 주행 경험으로 다가오는 부분이다. 가속 페달에 전달되는 압력이 바로 속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내연기관 자동차 운전 경험이 있다면 이질적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금세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적응 후에는 차량의 성능 발휘에 금세 만족하게 된다. 

디자인은 첫인상이라 할 수 있는 전면부가 아쉽다. 엔진으로 공기를 흡입할 필요가 없어 폐쇄형 그릴을 채택하고 있는 전기차들이 공통적으로 지적받고 있는 사항이다. 공기 저항으로 인한 손실을 줄여 주행 효율을 높일 수 있겠지만 외관에서 오는 답답함을 효과적으로 상쇄할 만한 답안을 찾아내지 못한 게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준다. 기존의 내연기관 차 그릴을 따라한 듯한 단순음각 패턴이 아닌 전기차의 미래지향성에 걸맞은 옷이 필요해 보인다. 

차량 내 네비게이션을 통해 가까운 전기충전소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김찬혁 기자

◇충전소 다수 포진…에티켓 확립은 필요 

전기차는 내연기관을 전혀 탑재 하지 않고 대신 배터리를 내장하고 있다. 마치 스마트폰을 충전하듯 충전소의 케이블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고 주행에 나서면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특성 탓에 전기차 구입에 대한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하는 게 바로 충전과 주행거리다. 

기존의 주유소가 아닌 전기차 전용 충전소를 찾아야 하기 때문에 운행 도중 충전소를 찾지 못해 전기가 모두 바닥나는 상황은 전기차 구입을 고려해본 소비자가 모두 걱정하는 시나리오다. 다행히 친환경차 보급과 더불어 충전 인프라의 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에 그럴 염려는 없다. 

주민센터, 보건소 등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시설이 확충됐으며 주거 지역 공용 충전시설 또한 늘고 있는 추세다. 충전소 위치는 차 내에 설치된 네비게이션을 통해 찾아보거나 환경부 홈페이지 또는 각 충전시설 운영 기업의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공공기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시설 모습. 김찬혁 기자
공공기관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시설 모습. 김찬혁 기자

두 차량 모두 가장 보편적으로 발견할 수 잇는 충전 방식인 DC콤보 방식의 충전을 지원해 충전구 하나로 완속 충전 또는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또 주거지 충전 시에는 연결 커넥터를 잠금 상태로 유지할 수도 있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운전자가 부재할 동안 타인이 임의로 충전 커넥터를 분리할 수 없다. 예약 충전 또한 가능해 퇴근 후 충전소와 차량을 연결한 다음 예약 충전을 설정하면 예약 시간부터 충전이 진행돼 출근 전 충전이 완료된 상태로 운전에 돌입할 수 있다. 

주행거리의 경우, 전기차는 내연기관의 연료 효율성을 뜻하는 연비(燃比) 대신 전비(電比)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날 시승한 차량 가운데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이전 모델에 비해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한 거리를 35.5% 늘려 동급 대비 최고 연비를 자랑한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환경부 공인 인증 기준 코나 일렉트릭은 406㎞, 더 뉴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271㎞다. 

다만, 전기차 충전을 위한 시설과 더불어 전기차가 더욱 많아짐에 따라 전기차와 관련된 에티켓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 

공공시설의 경우 충전시설과 가깝게 전기차 충전를 위한 자리가 마련돼 있지만 이를 활용할 수 없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충전을 위해 실제로 전기차를 몰고 충전소에 도착했지만 해당 자리에 일반 차량이 주차돼 있어 다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또 공영 충전소의 경우 하나의 충전기를 독점하지 않고 적정 수준으로 충전한 뒤 자리를 비켜주는 전기차 운전자 간의 배려 문화 또한 필요하다. 

중앙 터치스크린을 통해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있다. 김찬혁 기자 

◇전기차 구입 특례 줄어…관계자 머리 맞댈 때

이렇듯 전기차의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구입에 따른 특례가 줄고 있고 있는 건 안타까운 점이다. 전기차 구입 시 지급되는 정부 지원금은 2018년 120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대폭 감소한 데 이어 2020년에도 800만원으로 또 한 번 소폭 감소할 예정이다. 2020년에 적용될 각 지자체 보조금이 아직 발표되지 않은 만큼 구입 시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려가 필요하다.

현재 전기차는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장애물 탓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세먼지 저감 등 친환경 자동차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점차 강조되고 있는 만큼 사업자·정부·이용자 간 머리를 맞대는 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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