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핀 단점’ 쇠구슬로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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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단점’ 쇠구슬로 잡았다
  • 최정 기자
  • 승인 2019.11.0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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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핀 밴드갭 조절 위해 고온‧고압에서 질소 도핑
UNIST, 쇠구슬 이용 저온‧저압서 질소 탄소체 생산
볼 밀에 질소기체(B)와 아르곤 기체(대조군‧C)를 넣었을 대 구슬 표면 반응 활성화 상태 비교. UNIST 제공
볼 밀에 질소기체(B)와 아르곤 기체(대조군‧C)를 넣었을 대 구슬 표면 반응 활성화 상태 비교. UNIST 제공

‘꿈의 신소재’ 그래핀(Graphene)을 기존 공정보다 손쉽게 질소 도핑(Doping)해 경제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3일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백종범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이 쇠구슬(Ball Mill)을 이용해 공기중에 있는 질소기체를 손쉽게 분해해 질소가 도핑된 탄소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질소 도핑은 그래핀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이다. 그래핀은 전기가 잘 통하지만 전자의 에너지 구조인 밴드 격차(Band Gap)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다. 반도체 같은 전자소재에서 전류 흐름을 조절하려면 밴드 격차의 크기를 달리해야 하는데 그래핀에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그래핀에 다른 물질을 도핑해 내부 전자 에너지 구조를 바꾸는 방법이 연구되는데 도핑 물질로는 질소가 가장 많이 쓰인다.

기존에는 그래핀에 질소를 도핑하기 위해서는 우선 질소기체를 질소원자로 쪼개야 하는데, 질소는 원자간 결합이 매우 강해 증기 증착이나 플라즈마 분해 등 고온·고압의 환경이 필요했다. 또 이런 방식을 이용해 그래핀에 질소를 도핑할 경우 함유량이 1% 내외에 그친다.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백종범 교수(왼쪽)팀은 쇠구슬(Ball Mill)을 이용해 공기중에 있는 질소기체를 손쉽게 분해하고 질소가 도핑된 탄소체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UNIST 제공

하지만 백 교수팀의 방법을 사용하면 낮은 온도와 압력에서도 질소 도핑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저온·저압에서 단순한 공정으로 질소를 도핑하는 데 쇠구슬을 이용했다. 특정 통 안에 질소기체와 그래핀, 쇠구슬 여러 개를 넣고 강하게 회전해 반응을 일으키는 방식이다. 통이 회전하면 쇠구슬끼리 부딪히면서 표면이 활성화되고, 이때 발생하는 에너지가 쇠구슬의 탄성 에너지로 바뀐다. 이 에너지로 인해 일시적으로 팽창한 쇠구슬 표면에 질소 기체가 붙으면서 질소 원자 사이의 결함이 끊어지면서 분해된다.

팽창했던 쇠구슬이 다시 압축되면 표면에 붙었던 질소가 원자 상태로 떨어져 나가면서 그래핀에 도핑된다. 통이 회전하면서 이런 반응이 반복되므로 그래핀에 더 많은 질소를 도핑할 수 있다.

백종범 교수는 “낮은 온도와 낮은 압력에서 간단한 공정으로 질소가 포함된 탄소체를 만드는 방식이라 대량생산에 적합하고 경제성이 높다”며 “손쉽게 따라할 수 있으므로 여러 물질에 적용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11월 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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