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질문하는 힘…급변하는 시대에 요구되는 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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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질문하는 힘…급변하는 시대에 요구되는 자질”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0.21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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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4회 세계과학문화포럼 개최…‘과학으로 여는 미래사회’ 주제로 강연
인공지능·스마트팩토리·초연결 등 4차산업혁명 관련 기술 분야 전문가 발표
21일 'AI와 100세 시대'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은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 모습. 김찬혁 기자

의료, 교육, 산업 현장의 풍경이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등으로 대표되는 4차산업혁명 기술이 사회 전반으로 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의 향방을 전망하고 더 나아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 것인지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1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4회 세계과학문화포럼이 개최됐다. 양일간 진행되는 이번 포럼은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 연계행사로 진행된다. 

◇인공지능, 기존 산업·연구 현장의 한계 해결

이날 'AI와 100세 시대'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맡은 스펜서 쇼트 한국파스퇴르연구소 부소장은 오늘날 인공지능(AI) 기술이 인간의 기대수명과 건강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2004년 파리 파스퇴르연구소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간 협력을 통해 설립된 한국파스퇴르연구소는 국제 공중 보건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스펜서 쇼트 부소장은 “과학기술은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바꿨으며 특히 기대수명을 증가시켰다”며 “과거 페니실린의 발명이 인간 삶을 대폭 향상시켰듯이 오늘날 AI의 발명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쇼트 부소장은 “오늘날 AI를 이용한 맞춤형 치료법, 신약개발, 임상시험연구, 방사선치료, 전자건강기록 도입 등에 이용되고 있다”며 ‘딥 게스탈트(Deep Gestalt)’ 기술을 소개했다. 그는 “안면 이미지 데이터를 통해 얼굴 형태로 유전질환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분야 스마트팩토리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한 장영재 카이스트 산업 및 시스템 공학과 교수는 장 교수 연구팀이 자체 개발한 Q-러닝 알고리즘 소개와 함께 ‘자동화에서 자율화로의 전환’을 언급했다. 그는 “제조 공장이 인간이 설정한 방식대로 돌아가는 자동화의 방식에서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자율화의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 가운데서도 기계가 혼자 학습하게 만드는 강화학습(Reinforcement learning)을 통해 기존 자동화 방식의 공장이 가지고 있던 복잡성·불확실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 발표 모습. 김찬혁 기자

◇ 급변하는 시대…변화를 견디고 적응하는 힘 요구돼

교육 분야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한 문길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총장은 ‘교육이 혁신이다’라는 주제 발표에서 “한국은 2019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 전체 출품 기업 4400곳 중 338곳 기업이 출품하는 등 높은 비중을 보였지만 그해 집계된 국제 혁신 챔피언 발표에서는 참가 61개국 중 24위에 불과했다”며 “한국이 혁신 능력이 부족한 이유는 아직도 과거의 교육 방식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문 총장은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자질로 "변화에 적응하고 새로운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꼽았다. 그는 “현재 한국에서 융합학과, AI 대학원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 정도로 충분할지는 의문”이라며 “미네르바 스쿨, 울린 공대, 칭화대학교 등을 예로 들며 ”해외 교육현장에서는 이미 강의실 없는 대학, 대학 같지 않은 대학 등을 모토로 뛰어난 창의성을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미래 사회를 대비한 교육자의 자질을 강조한 문 총장은 “교육자가 새롭게 공부를 해야 한다”며 “머리를 멈추게 만드는 수업이 아닌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고 상상하게 만드는 수업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연결 시대에 살아남는 법'이라는 제목으로 미래 사회 모습을 전망한 양성광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은 “역사적으로 보면 현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인지 혁명을 통해 네안데르탈인의 우위에 섰다”며 “4차 산업혁명의 주축인 로봇의 등장으로 인해 미래는 기계와 인간이 뒤섞여 사는 사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상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소개한 양 이사장은 “앞으로 로봇과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포럼에서 ‘과학적 삶의 태도와 그 역사성’이라는 제목으로 오늘날 요구되는 과학적 태도에 대해 설명한 최진석 서강대학교 명예교수는 “인간의 모든 활동은 세상을 어떻게 더 잘 이해하고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지 고민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19세기에 있었던 동서양의 대립을 통해 “기술의 시대에서 과학의 시대로 넘어왔다”며 “더 높은 수준의 추상 능력과 은유 능력을 지닌 인간이 더 많은 지배력을 가지게 됐다”고 진단했다. 

최진석 서강대학교 명예교수 모습. 김찬혁 기자

최 교수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는 자세로 ‘호기심’과 ‘세상을 향한 관심’을 꼽았다. 그는 “뉴턴에게 자신만의 질문이 있었듯 ‘이 세계의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하면 인류가 더 행복할까’ 라고 하는 자기만의 고민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바로 과학적 태도”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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