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수소경제 먼 미래 아닌 당면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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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수소경제 먼 미래 아닌 당면한 현실"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10.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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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확산 연구협의체 세미나 개최
수소 연료전지·수소전기 열차 등 수소 경제 기술 소개
“글로벌 수소 경제 확대…R&D·제도 개선 통해 기술력 키워야”
이 이날 장종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이 발표한 ‘연료전지와 수소 경제의 현황 및 전망’의 일부 내용. 김찬혁 기자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을 위해 연구자들이 기술 개발 현황을 공유하고 연구개발(R&D) 전략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수소경제 생태계 구축·확산을 위한 연구협의체’ 세미나가 개최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와 공동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출연연 수소경제 연구협의체 연구진을 비롯해 국내외 수소 분야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탈탄소화’ 기술 고도화·저변화 필요

이날 행사에서는 ‘신에너지 분야’로서의 수소 기술을 소개하는 발표가 진행됐다. 

장종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은 ‘연료전지와 수소 경제의 현황 및 전망’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장 연구원은 ‘탈탄소화’를 강조하며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 현황을 소개했다. 장 연구원은 “수소차를 둘러싼 논의는 수소경제 가운데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유럽에서는 이르면 2025년, 늦으면 2045년 대규모의 친환경 수소 경제가 돌아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장 연구원은 “현재 두산,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수소 연료전지를 연구개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수소 연료전지 기술력은 세계적 수준이며 핵심부품 99%가 국산화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선박, 열차, 드론 관련 기술에서 유럽에 뒤쳐졌다”며 “배, 비행기, 건물 난방, 산업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소로의 전환을 이뤄 경쟁력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설치비 부담이 큰 점 또한 수소 연료전지 기술이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강경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에너지 전환 시대의 수전해 기술 현황 및 응용’라는 주제로 글로벌 에너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수전해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를 얻는 기술이다.

강 연구원은 “재생에너지 확대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기정사실”이라며 “우리나라도 국가 차원의 전략 수립을 통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태양열 발전을 예로 든 강 연구원은 “재생에너지는 소비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수전해는 이에 적합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며 “기존의 재생에너지가 수요 감소와 전력 잉여를 반복하는 데 반해 수전해는 보다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정부가 목표로 하는 수소단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강 연구원은 “현실성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발전사업자와 수전해상버자와의 장기 전력구매계약을 유도하는 등 기술 개발 뿐만 아니라 제도적 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중호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이 수소전기차 개발 동향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김찬혁 기자

◇미래 자동차 시장 수소전기차·배터리전기차 공존 전망

세미나 2부에서는 수소전기차에 개발 동향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이중호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인해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완성차업계는 중장기적으로 친환경차 중심의 개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미래 자동차 시장은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전기차가 공존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며 “이 가운데 수소전기차 기술을 선도하는 국가가 바로 한국과 일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주행거리가 긴 상용차의 경우 수소전기차가, 주행거리가 짧은 소형차의 경우 배터리 전기차가 유리하다”면서도 “현재 한국은 승용차 부분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상용차 부문에서는 일본이 양산화에 돌입하며 앞서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전기차의 장점을 소개하며 이 연구원은 “수소전기차는 움직이는 미세먼지 정화 공기청정기”라며 “넥쏘 차량 1대가 1시간 운행할 경우 성인 43명이 마시는 공기량을 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류준형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모습. 김찬혁 기자

◇ 수소전기열차, 친환경·친사용자 앞세워 시장 확대 중

이날 행사에는 ‘수소전기열차’라는 신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현재 수소전기트램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로템의 이원상 상무는 ‘수소 전기 트램의 개발과 활용’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특히 배터리트램과 수소전기트램을 비교하며 이 상무는 “전기선이 불필요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저렴한 수소전기트램은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수소전기트램 구축 사업이 확대되고 있으며 광주, 울산, 대전 등 지자체 또한 수소전기트램 사업에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배터리트램과 수소전기트램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 관계”라며 “주행 거리가 길수록 수소전기트램이 유리하며 현재 수소 40kg 충전으로 150km 주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수소전기트램을 수소 도시를 견인할 게임 체인저로 기대한다”며 “2021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수소전기열차 사례를 소개한 류준형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수소전기철도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는 일본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일본 등이 디젤 열차 대체를 목표로 수소전기철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류 연구원은 국토교통부 철도기술연구사업으로 진행 중인 수소 철도차량 개발 사업에 대해 소개했다. 현재 철도연은 수소연료전지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철도차량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최고속도 110km/h, 1회 충전으로 600km 이상 주행 거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충북 청주에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가 개설됐다. 지난 3월 준공된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는 철도차량의 예비주행과 시운전 시험을 통한 성능검증을 목적으로, 국내 최초의 시험 및 연구개발을 위해 총 길이가 13km에 달한다. 

이날 개회사를 맡은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이사장. 김찬혁 기자

이날 개회사를 맡은 원광연 NST 이사장은 ‘수소는 인류의 미래를 보장하는 약속어음’이라는 미래학자의 말을 인용하며 “고갈 가능성과 공해가 없는 수소는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생산에서 보관, 유통, 실사용까지 R&D로 디자인하고 실증까지 나아가는 게 연구자의 역할인 만큼 이번 수소경제 협의체가 출연연 간 협력과 공동기획의 좋은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를 전한 나희승 철도연 원장은 “미래 수소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이와 같은 협의체를 마련하게 됐다”며 “이미 유럽에서 수소철도가 시운전에 들어선 만큼 철도연도 오송 종합시험선로를 통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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