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축적되는 나노 물질에 레이저 쏘면 약효
빛을 쏘이면 활성화되는 항암 나노물질을 고안해 주변 정상조직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1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테라그노시스연구단 김광명 박사팀이 자가조립 나노물질을 이용해 암세포를 제거하는 ‘항암전구체 기반 광역학 치료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전구체는 물질대사나 반응으로 특정 물질로 변환되는 물질이다. 항암전구체는 신체 내에서 항암효과를 보이는 물질로 전환된다.
기존에는 빛 반응에 화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광과민물질’이나 이를 함유한 인공적인 나노입자들을 직접 종양에 주입한 뒤 레이저를 사용해 일부 종양만 제한적으로 치료했다. 때문에 효율이 낮고 표피 암에만 제한적으로 적용이 가능했다.
KIST 연구팀은 레이저를 쪼인 암 부위에서 항암효능을 나타낼 수 있는 새로운 항암전구체 물질을 개발했다. 이 항암 물질은 스스로 나노구조를 형성하고 투여 후에 서서히 종양에 축적된다. 그리고 축적된 물질에 레이저를 쪼이면 이 빛에 반응해 항암제를 방출해 항암효능을 보였다.
연구팀은 기존 광역학 치료의 문제였던 ‘독성’을 해결하기 위해 첨단 나노기술과 약물 전구체화 기술을 응용했다. 종양까지 전달되기까지 전구체 상태로 유지되다가 레이저에 의한 목표 종양에 도착한 후 활성화되도록 나노물질을 설계했다. 이에 정상 세포에는 독성이 적고, 약한 레이저에도 활성화돼 암을 사멸시킬 수 있었다.
김광명 KIST 박사는 “나노기술로 종양에 축적된 항암전구체를 레이저로 활성화해 암을 완전히 사멸시키는 항암효능을 보일 수 있는 기술로 차세대 항암 치료 기술이나 항암제 신약 개발에 크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생체재료 분야의 최상위 학술지 ‘바이오메티리얼스(Biomaterial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