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소재부품 자립,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생태계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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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소재부품 자립, 대-중소기업 상생으로 생태계 키워야”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9.25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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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최성율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장 발표
KAIST 기술자문단 133명…공식접수 22건·소재분야 ‘최다’
“소재·부품·장비산업 전후방 고도화…장기적 시스템 구축”
24일 대전시 유성구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대덕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대덕열림포럼이 열렸다. 김찬혁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조치로 첨단소재 의존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소재·부품·장비 국산화와 관련해 대덕특구의 역할을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24일 대전시 유성구 대덕테크비즈센터에서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대덕은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대덕열림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최성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참여해 발제를 맡았다. 최 교수는 현재 KAIST가 운영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의 단장을 역임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조치 등 현 국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산화라는 말보다는 자립화라는 말이 어울릴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위기를 맞이한 가운데 위기와 기회에 대한 목소리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경제 상황을 설명하며 최 교수는 “한국은 경제개발 도중 중간 소득 구간에서 성장이 서서히 멈추는 이른바 ‘중간소득의 함정’을 돌파한 거의 유일한 국가일 만큼 저력이 있다”면서도 “‘가마우지 경제 체제’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일본에 높은 의존도를 보여 왔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가 처한 위험은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경제 체제가 자유무역주의에서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국가 간의 정치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공급망이 요동친다”고 말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현재의 위기 요인으로 꼽았다. 

특히 반도체 산업의 경우 크게 ‘소재’, ‘장비’, ‘소자’ 분야로 나뉘는데 현재 소재·장비 분야 글로벌 시장의 절대 다수를 일본 기업들이 차지하고 있다. 최 교수는 “특히 장비 분야의 자립도는 20%가 안 돼 앞으로 더 힘들어 질 가능성도 있다”며 “과학기술자 입장에서 볼 때, 우리도 글로벌 규모의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길러내는 것 밖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최성율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최 교수는 KAIST 소재·부품·장비 기술자문단장을 역임하고 있다. 김찬혁 기자

최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전후방 고도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그는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 동안 중소기업이 외면 받아왔지만 이제는 상생을 통해 산업 전 과정의 기업들이 글로벌화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반도체 분야 소재·부품·장비의 엔드유저(최종 수요자)인 대기업들이 자립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교수는 지난 8월 발족한 KAIST 기술자문단에 대해 소개하며 “총 5개 분과를 가지고 있으며 분과장으로 모두 교내 학과장들을 모셨다. 이밖에도 각 분야의 교수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첫 출범 자문위원이 105명이었지만 기업 수요 반영으로 인해 충원, 현재 127명”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기술자문단에 접수된 기술자문 요청은 총 22건이다. 이 중 10건이 1차 미팅을 마쳤다. 그는 “기업의 자문 신청부터 초기 면담까지 10일내에 전사적 지원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으로 4대 과기원(광주과학기술원·대구경북과학기술원·울산과학기술원) 기술자문단 연계 또한 이뤄지고 있다. 

최 교수는 마지막으로 장기적인 관점을 주문했다. 그는 “왜 일본의 소재·부품·장비 산업이 강한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현재 한국은 기술축적과 매뉴얼화, 기술 전승에서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본 정부의 규제 조치에 대응해 앞으로 1년만 견딜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과학 장인을 키워낼 시스템을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최 교수는 소재·부품·장비 분야의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을 강조했다. 김찬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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