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만든 국제핵융합실험로 핵심부품 프랑스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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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만든 국제핵융합실험로 핵심부품 프랑스로 떠났다
  • 최정 기자
  • 승인 2019.09.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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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플라즈마 열 막아줄 ‘열차폐체’ ITER 건설지로 운송 시작
조립하면 높이 25m‧무게 900t…나머지 설비 2021년 운반 계획
프랑스 카다라쉬의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모습.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꿈의 에너지’로 불리는 핵융합에너지 실증을 위해 7개국이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의 핵심부품이 국내에서 개발돼 실험로 건설지인 프랑스로 운송을 시작했다.

17일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은 국내 제작‧조달품목 중 하나인 ‘열차폐체(thermal shield)’ 초도품이 성공적으로 제작돼 검수를 마치고 부산항을 통해 프랑스 운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부품은 다음달 중순 ITER 건설지인 프랑스 카다라쉬에 도착한다.

열차폐체는 열 전달을 막는 장치다. 핵융합로 진공용기에서 만들어지는 1억℃ 이상의 초고온 플라즈마와 다른 상온 구조물들의 열이 극저온(영하 269℃)에서 운전되는 초전도 자석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설비다. 600개 패널과 7만개 볼트로 조립되는 열차폐체는 까다로운 설계와 제작 조건이 요구된다. 모두 조립하면 높이 25m, 무게는 900t에 달한다.

프랑스 카다라쉬의 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 현장.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열차폐체는 진공용기 열차폐체와 저온용기 열차폐체로 나뉘는데 이 가운데 진공용기 열차폐체의 6번 섹터와 하부 저온용기 열차폐체 실린더가 가장 먼저 제작이 완료돼 운송을 시작했다.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 사이에 설치되는 진공용기 열차폐체는 전체 360도 도넛 모양을 40도 간격으로 나눠 9개 섹터로 제작된다. 31개 패널로 제작된 6번 섹터는 지난해 8월 섹터 가조립을 통해 설계 검증과 조립 적합성을 확인했다. 높이 12m에 달하는 진공용기 열차폐체의 설계-제작품 간 허용오차가 2㎜에 불과할 정도로 정교하다.

검증 후 재분리 된 열차폐체 패널들은 지난 5월까지 제작 마지막 단계인 은도금을 진행했다. 은도금은 열차폐체 핵심기술로, 세계 최대규모 설비를 완성해 표면에 8~10㎛ 두께로 균일하게 도금하는 데 성공했다.

ITER 한국사업단은 2014년부터 국내 산업체인 SFA와 열차폐체를 개발‧제작해 왔다. 현재 제작중인 나머지 설비는 2021년 운송될 계획이다.

ITER 한국사업단 정기정 단장은 “각종 극한 기술을 필요로 하는 ITER 장치 건설은 모든 과정이 기존 과학기술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라며 “핵융합에너지 상용화를 위해 ITER 장치가 성공적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 국내 조달품의 적기 제작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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