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유동물 아닌 ‘예쁜꼬마선충’ 활용 전임상실험 성공
국내 연구진이 브로콜리와 케일 등의 대사물질이 장 질환에 도움 된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포유동물이 아닌 ‘예쁜꼬마선충’을 통해 효과를 검증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강릉분원 천연물연구소 천연물인포매틱스연구센터 강경수 박사팀이 천연물 대사물질인 다이인돌릴메탄(Diindolylmethane)을 발견하고, 이 물질이 장 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예쁜꼬마선충을 통해 검증했다고 1일 밝혔다.
체세포 900여개, 신경세포 300여개, 유전자 2만여개로 구성된 예쁜꼬마선충은 흙에 서식하는 1㎜ 정도 크기의 투명한 벌레다. 유전자의 40%가 인간에게 보존돼 있어 세포 사멸, 노화 등 생물학적 기작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장 질환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효능을 검증하고 독성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해야 한다. 현재는 임상시험 전 ‘전임상시험’을 쥐, 토끼 등 포유동물을 통해 진행하는데, 많은 비용과 포유동물의 희생이 뒤따른다.
강경수 박사팀은 연구팀은 포유동물 대신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장 질환 개선효능을 평가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벌레에게 유해한 장내균을 먹이고, 브로콜리·케일·배추 등 채소 소화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천연물 대사물질인 다이인돌릴메탄이 장누수 증후군과 염증성 장질환 개선 효능이 있는 것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예쁜꼬마선충을 이용해 장내미생물과 인체 질병,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데 활용하고, 건강기능식품, 신약후보물질 등 다양한 바이오소재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강경수 박사는 “예쁜꼬마선충은 다양한 장내 미생물과 인체질병과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기초연구뿐만 아니라 장 질환 개선용 식의약품의 개발과 같은 산업원천 기술로도 중요하게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 학술지인 ‘농업식품화학회지’ 최신호에 실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