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차가 달린다]“잦은 고장 80㎞ 밖 내포까지” 대전 수소충전소 불만 속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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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가 달린다]“잦은 고장 80㎞ 밖 내포까지” 대전 수소충전소 불만 속출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8.06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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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시설 미흡…지역허브 역할 수행 못해”
주말 전후 충전 불가, 운영시간 한정, 불친절 등 총체적 부실
대전시 “도시공사 측과 운영시간 협의 중”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에 위치한 학하수소충전소.
대전시 유성구 학하동에 위치한 학하수소충전소.

“국가 기간산업으로 장려해서 수소차를 샀는데 충전시설이 미흡해 타려고해도 탈 수가 없다.”

대전시가 차세대 교통수단으로 수소차를 지원하고 있지만 대전지역 유일한 수소충전소인 학하 수소충전소 시설이 불편한데다 고장이 잦아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학하동에 위치한 수소충전소를 직접 방문한 이날도 오전 11시 20분쯤부터 기술적인 문제로 운전자가 충전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날 충전소에 방문하고서야 충전이 어렵다는 소식을 접한 최모(63)씨는 “다른 지역 충전소도 여러 곳 가봤지만 유독 대전에 위치한 학하 수소충전소가 고장이 잦고 타 지역보다 불친절하다”며 “대전도시공사에 이용자를 대하는 마인드가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7월부터 수소차량을 운전하기 시작했다는 최씨는 “학하 충전소가 지리적으로 접근하기 쉬워 사실상 인근 지역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지나가다 들르기 쉬우니까 유성IC로 진입해서 충전 후 서대전 IC로 빠져나가는 운전자들이 꽤 된다. 그런데도 정작 충전소에 들르면 충전이 너무 어렵다”고 꼬집었다.

가뜩이나 부족한 충전시설에 운영시간이 제한돼 있는 점도 이용자들의 불만을 샀다.

충전소를 찾은 또 다른 운전자는 “학하 소수충전소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일과 중으로 영업시간이 정해져있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일요일과 월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으니까 주말에 차량을 이용하기 위해 금요일이면 충전소가 북새통을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많을 경우 10대 가까운 차량이 차례로 충전을 기다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 시간 학하 수소충전소를 방문한 이 두 운전자는 결국 수소를 충전하지 못한 채 충전소를 벗어났다.

충전을 위해 대기 중인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충전을 위해 대기 중인 차량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

충전소 측에 따르면 현재 학하 소수충전소를 이용 중인 수소차량은 하루 평균 20~30대에 달한다. 많은 경우 40대에 달하는 차들이 충전소를 방문한다. 현재 학하 소수충전소는 한 번에 한 대만 충전이 가능하다.  

이후 낮 12시쯤 충전소를 방문한 운전자들도 바로 충전을 할 수 없어 차량을 대기시켜 놓은 채 대기실에서 시간을 보내야했다. 

유성구 구암동에 거주하는 한모(58)씨는 “비교적 집이 가까워 자주 충전하러 온다”면서 “하나뿐인 충전소가 일주일에 주 5일밖에 열지 않아 겪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씨는 “여기가 고장 나면 가장 가까운 충전소가 70~80km 떨어진 내포 수소충전소고 그 다음으로 가까운 안성휴게소 충전소까지는 100km가 걸린다”며 “오가는 데 드는 시간뿐만 아니라 그만큼 연료 또한 다시 소모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공주에 거주하는 이모(76)씨는 “여기까지 오는 데 50분 정도 걸렸다”며 “보조금을 받아도 차량이 비싼데 충전소도 만들지 않고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게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충전소 측은 “현재 이용자 측면에서 충전과 관련해 원활하지 않은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론적으로 한 번 충전에 12분이 걸린다”며 “한 시간에 받을 수 있는 차량은 5대”라고 말했다. 또 “한번 충전을 하고 나면 다음 차 충전을 위해 가스를 다시 채워 넣고 냉각해야 하는데 요즘과 같은 한여름, 한낮에는 충전을 준비하는 시간이 더 소요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수소충전소의 기술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도 기술적으로 서로 공유하며 개발하고 있는 단계로 갈 길이 멀다”며 “현재로서는 일반 주유소처럼 지하에 탱크를 두고 여러 차량을 한 번에 충전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대전시와 충전소를 관리하는 대전도시공사는 충전소 운영 연장과 추가건립 등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대전시 관계자는 “운영시간과 관련해서 도시공사 측이 일과시간 후 연장근무와 관련해 노동조합 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만 가까운 시일 내로 운영시간을 확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잦은 고장으로 인해 내부적으로도 상당히 곤혹스러운 분위기”라며 “시설관리업체와도 꾸준히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하 충전소 운영시간과 관련해서는 상주 직원 근무여건과 관련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며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대전 내 수소 충전소 추가건립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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