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대전을 떠나는 이유 "산업부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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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대전을 떠나는 이유 "산업부지 부족"
  • 김성서
  • 승인 2019.07.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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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태정 대전시장, 기업인과의 대화 시간 가져
기업 “산업단지 규제 심각…지역에서 자금 조달 힘들어”
허 시장 “1회성 이벤트아냐…기업 목소리 꾸준히 들을 것”
허태정 대전시장과 대전지역 기업인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을 만난 대전 지역 기업인들이 산업부지 부족, 우수 인재 육성, 자금 조달 방안 등을 호소하고 나섰다. 허 시장은 1회성 이벤트로 끝내지 않고 지역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겠다고 강조했다.

허 시장과 대전지역 기업인들은 23일 오후 대전컨벤션센터 중회의실에서 ‘기업인과 대전시장의 대화’를 갖고 지역 기업환경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대화의 자리는 지역 기업들의 역외 이전사례가 계속됨에 따라 이에 대한 진단과 대응을 하기 위해 마련됐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대화의 자리에서는 △기업하기 좋은 인프라 조성 △인재확보 및 정주여건 조성방안 △성장단계별 기업육성 및 비즈니스 마케팅 지원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지역 기업들은 기업들을 위한 산업부지가 부족하다는 점과 규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호소하고 나섰다. 김정순 ㈜스토닉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규제가 너무 심각해 어떤 것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산업단지 블록마다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정성욱 대전상공회의소 회장도 “대전시의 경우 산업단지를 조성할 수 있는 사업부지가 매우 부족하다. 지역 기업들이 대전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가 산업용지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창업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경훈 이앤에스헬스케어 대표는 “대학과 연구소가 모여 있어 국내 다른 지역보다 창업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췄다. 그러나 현 상황을 녹록치 않다”면서 “대전 특성을 감안해 의미 있고 혁신적인 스타트업을 키울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허 시장은 “생명윤리, 데이터 등과 관련한 규제가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각종 규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대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현재 산업단지 추가 조성을 위해 설계에 나섰다. 추가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디-브릿지 조성에 나섰다. 추가적으로 대전창업성장센터, R&D 혁신 센터 조성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현섭 아이티즈 대표는 “예전에는 대전시나 테크노파크 등 여러 기관에서 직장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그러나 현재는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점차 없어지는 추세”라면서 “대전시 차원의 인력양성프로그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정진호 ㈜두시텍 대표는 산업단지의 정주요건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테크노벨리에 기업이 있는데 교통요건이 취약해 출퇴근 시간 교통 전쟁이 진행되고 있다. 심지어 출퇴근이 힘들어 퇴직하는 사람도 있다”면서 “산업단지의 대중교통 편의성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기업인과 대전시장의 대화'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허태정 대전시장과 '기업인과 대전시장의 대화'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를 두고 허 시장은 “중소기업벤처부 등과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산업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역 특성화 고등학교에 관련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맞춤형 인재 양성에 나서고 있다”면서 “대학, 연구소 등과 협력해 인력 재교육에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단지의 정주요건에 대해서는 “모든 공단의 공통적인 문제가 대중교통 문제다. 아침과 저녁에는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그 외의 시간에는 수요가 전무하기 때문”이라면서 “순환선 형식으로 설계된 트램이 완성된 후 산업단지를 경유하는 지선을 만들 수 있도록 구상하겠다”고 답했다. 또 “공단 내 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공단 협회 등에서 공동주택 사업 등을 제안해 달라. 그러면 대전시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한 대전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손미진 ㈜수젠텍 대표는 “지금까지 대책은 전혀 실효성이 없었다. 핵심은 결국 자본”이라면서 “자본이 들어와야 경제가 돌 수 있는데, 대전시의 역할도 분명히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충국 ㈜래트론 대표도 “대전시가 4차 산업혁명 특별시를 슬로건으로 세웠다. 제조업 입장에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스마트공장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서 “그러나 파트너 기업을 찾지 못해 애로가 크다. 관련 사항을 연계해주는 사업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허 시장은 “스타트업을 시작하고 성장하는데 인력과 자본이 중요하다. 대전지역 자본을 활성화하고 생태계를 선순환하는 체제를 만드는 것에 100% 동의한다”면서 “대전시에서 주도하는 1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 위해 중앙부처의 지원을 유도하고 있다. 조성이 완료될 경우 기업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공장에 대해서는 “활성화를 위해 관련 기관의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업 규모를 확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업인과의 대화에 나선 허 시장은 “1회성 이벤트로 끝내지는 않겠다. 사진을 찍기 위한 형식적 대화가 아닌 늘 열린 자세로 대화해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면서 “당장 곧바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힘들겠지만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꾸준히 듣겠다”고 강조했다.

또 “시청 실무진들이 여러분을 찾아가 대화하고 해결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겠다”면서 “중견기업,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 모든 기업이 희망을 가질 수 있고 대전에서 기업하기 좋다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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