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출연연, AI 시대 착오...이젠 활용 논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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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출연연, AI 시대 착오...이젠 활용 논할 때”
  • 김찬혁 기자
  • 승인 2019.07.11 1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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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프렌즈’ 운영자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
“관련 생태계 조성 필요...인공지능 연구·활용 방안 공유해야”
세미나·워크샵 등 다방면 활동…올 하반기 가시적 성과 기대
인공지능 커뮤니티 'AI프렌즈' 운영을 맡고 있는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선임연구원.
인공지능 커뮤니티 'AI프렌즈' 운영을 맡고 있는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선임연구원.

인공지능(AI)이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청와대를 방문한 한국계 일본인 기업가 손정의(孫正義)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인공지능(AI)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장면이 공개돼 인터넷 상에서 화재로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뜨거운 관심에 비해 인공지능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관련 연구성과나 활용 사례가 연구기관 밖을 벗어나 잘 공유되지 않는 탓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공급하는 학계·교육기관과 이를 현장에 적용하려는 산업계 간 접점이 부족한 점도 작용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이 모여 있는 대전에서 연구자·산업 종사자가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을 공부하고 활용 방법을 논하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바로 인공지능 커뮤니티 ‘AI 프렌즈’다. 

출연연 사이에서 인공지능 관련 논의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는 ‘AI 프렌즈’에 대한 얘기를 직접 듣고자 커뮤니티 운영진을 맡고 있는 유용균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임연구원을 만나봤다. 

커뮤니티 AI프렌즈는 지난해 10월 제1회 워크샵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유 연구원은 AI프렌즈라는 이름을 내걸기 전부터 출연연들 사이의 인공지능 커뮤니티를 이끌어 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0월 16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출연연 AI 프렌즈 공개기술포럼’을 개최하면서 지금의 AI프렌즈가 시작됐다. 유 연구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분들이 찾아오셨다”면서 당시 소감을 말했다. 

AI 관련 커뮤니티를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 연구원은 “AI를 공부해보니까 AI학계가 페이스북이나 깃허브(GitHub) 같은 SNS 채널을 통해 최신 소식을 접하고 정보를 교류하는 데 반해 기존 연구기관들은 그렇지 못했다. 국내 출연연들이 인공지능 시대를 잘 못 따라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커뮤니티 결성을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참여 인원을 묻는 질문에 유 연구원은 “보통 30~50분 정도 오신다”며 “최대 70명 가까이 오실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 내부게시판을 제외하면 별도 홍보를 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통해 조금씩 세미나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출연연 연구원이 절반, 기업 관계자 분이 반 정도 오신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커뮤니티가 더 커졌으면 하는 바람도 있지만 규모 보다는 내실이 먼저”라며 “세미나를 통해 의미 있는 논의를 나눈 데 더 중점을 두려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한국기술연구원(KAIST) 레고 스마트팩토리 실습실에서 열린 제3회 AI프렌즈 멤버십 데이 모습.
지난 10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레고 스마트팩토리 실습실에서 열린 제3회 AI프렌즈 멤버십 데이 모습.

유 연구원은 인공지능과 관련해 협업을 통한 공유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연구소나 대학교에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지만 산업계나 현장과의 접점이 없어 어떤 문제를 인공지능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아무도 대답해주지 않았다“며 “이러한 상황 때문에 AI를 활용하려는 사람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이 존재했다”고 말했다. 

유 연구원은 “이러한 물음에 대답을 해주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AI프렌즈의 역할"라며 “인공지능을 둘러싼 학계·산업계의 네트워킹 활동을 통해 보급형 인공지능 사례를 일궈내는 것도 한 가지 목표”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특히, 대기업에 비해 인공지능 도입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함께 한다면 더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인공지능을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 질문에 그는 ‘적정기술’(제3세계의 지역적 조건에 맞는 기술)과 같은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유 연구원은 올 하반기에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가시적 성과를 내보고 싶다며 “'아두이노'를 이용해 만든 피아노 키트와 자동 작곡 인공지능을 결합해 건반을 두드리면 자동으로 음악이 연주되는 키트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도 “그림을 통해 아동심리검사를 하면서 나오는 데이터를 축적한 연구자도 있다”며 “이러한 의미 있는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을 통해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인공지능 사례를 함께 공유하는 것도 올해 목표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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