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극복될까…韓·美 연구진 잇따라 치료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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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극복될까…韓·美 연구진 잇따라 치료법 제시
  • 김성서
  • 승인 2019.07.03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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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쌓이는 치매 원인 ‘베타 아밀로이드’ 제거 방법 찾아
‘증상완화’ 아닌 ‘치료’ 기대감 높아져…동물 실험 마무리
국내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이 비슷한 시기에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치매극복 걷기대회에 참가한 치매환자와 가족이 손을 꼭 잡은 채 걷고 있는 모습
국내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이 비슷한 시기에 치매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치매극복 걷기대회에 참가한 치매환자와 가족이 손을 잡은 채 걷고 있는 모습.

국내 연구진과 미국 연구진이 거의 동시에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국내 노인성 치매의 7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개발을 두고 글로벌 제약사들의 임상 실험이 계속 실패하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의학계에 따르면 묵인희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지난달 28일 국제 의학저널 셀(Cell)의 자매지인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알츠하이머에서 미세아교세포의 대사재편성을 통한 면역기능회복’과 관련한 연구논문을 게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에는 미국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연구진이 ‘베타-아밀로이드 제거 촉진 및 알츠하이머 완화’ 논문을 바이오생명공학 전문지 바이오 스페이스(BioSpace)에 실었다. 알츠하이머에 관한 새로운 발견이 하루차를 두고 공개된 것이다.

두 연구 모두 뇌에 쌓이는 알츠하이머 유발 단백질인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서울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 방법, 세인트주드 아동병원 연구팀은 베타 아밀로이드 증식을 막는 새로운 단백질을 찾아냈다.

알츠하이머는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때문에 신경세포가 손상되고 기억력·인지기능을 잃는 병이다. 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인 치료가 아닌 증상완화를 돕는다.

서울대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데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특히 연구팀은 일반적인 경우 미세아교세포가 베타 아밀로이드를 제거하지만, 만성적으로 베타 아밀로이드에 노출된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 속의 미세아교세포는 에너지 생산을 하지 못해 대사결손 상태에 빠져 면역기능이 비활성화된다는 사실도 찾아냈다.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의 에너지 생산을 높이면 베타 아밀로이드 분해 능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뒤 동물 실험을 수행해 성공했다.

치매가 걸린 쥐(5XFAD)에 감마인터페론을 주입, 미세아교세포의 대사를 촉진한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치매가 걸린 쥐(5XFAD)에 감마인터페론을 주입, 미세아교세포의 대사를 촉진한 모습.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 연구진은 미세아교세포에서 란도(LANDO)라는 새로운 물질을 발견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연구진은 란도가 쥐의 아밀로이드 플라크(Amyloid Plaque) 축적을 막는 동시에 기억력을 담당하는 뇌의 경로를 활성화 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아밀로이드 플라크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과다 생산·축적돼 만들어지는 것으로 신경세포에 쌓일 경우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란도가 세포의 자식작용(自食作用)과 관련된 단백질일 것으로 보고 있다. 자식작용은 세포내 불필요한 세포의 성분을 흡수한 뒤 재활용하거나 외부 침입자를 제거, 세포 항상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뜻한다. 이 단백질들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하게 된다.

의학계는 이번 연구결과들이 알츠하이머 치료법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대형 글로벌 제약사들의 알츠하이머 치료에 나섰지만 임상이 잇따라 실패하고 있어 남은 기술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바이오젠·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아두카누맙’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앞서 화이자·존슨앤존슨이 공동 개발한 ‘바피네주맙’, 릴리의 ‘솔라네주맙’, 로슈의 ‘크레네주맙’ 모두 임상 3상 과정에서 효과를 인정받지 못해 임상을 중단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에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서 치료제 개발을 둔 선의의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두 연구 결과가 서로의 결점을 보완할 경우 알츠하이머 극복이 더욱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

묵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 면역세포의 조절을 통한 뇌 환경의 정상화 가능성을 찾아냈다. 향후 알츠하이머 극복에 한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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