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SW로 시야장애 치료…‘디지털치료제’ 임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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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SW로 시야장애 치료…‘디지털치료제’ 임상 본격화
  • 김성서
  • 승인 2019.07.01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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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냅스 ‘뉴냅 비전’ 개발…3곳에서 임상 실시
치료 목적 소프트웨어 임상은 이번이 처음
“美중심 시장 형성…새 산업 등장 준비해야”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은 스타트업 '뉴냅스'의 '뉴냅 비전'(Nunap Vision)의 사용하는 모습. 뉴냅스 제공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은 스타트업 '뉴냅스'의 '뉴냅 비전'(Nunap Vision)의 사용하는 모습. 뉴냅스 제공

3세대 치료제로 꼽히는 ‘디지털 치료제(digital therapeutics)’가 국내 첫 임상을 시작한다. 국내에서 그동안 의사의 진단을 보조하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대한 임상을 실시한 경우는 있었지만 치료를 목적으로 한 소프트웨어를 대상으로 임상을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뇌손상 치료기기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뉴냅스’는 디지털 치료제 ‘뉴냅 비전(Nunap Vision)’을 개발,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뉴냅 비전은 가상현실(VR) 장비에 소프트웨어(SW)를 탑재해 시야장애가 발생한 뇌 손상 환자를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다.

뉴냅 비전의 적응증(치료효과가 기대되는 병)인 시야장애는 뇌졸중 등 뇌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시야 각도가 좁아지는 병이다. 시야장애 환자들은 시야 각도가 좁아져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겪는데, 국내 신규 환자 수는 연간 2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아 임상을 시작하는 뉴냅 비전은 시지각 학습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받는다. 시지각은 시각을 통해 사물을 보는 능력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인식·해석하는 두뇌활동이다. 눈으로 확인한 정보를 뇌로 전달할 때 과거 경험과 다른 감각정보를 시각정보와 연관시키는 것으로 전체 정보의 80%를 처리한다.

임상은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 3곳의 기관에서 진행된다. 뉴냅스는 이 기관의 임상시험심사위원회(IRB) 승인이 나오면 환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으로 임상은 오는 8~9월 본격화된다.

뉴냅스 관계자는 “환자를 치료하는 소프트웨어인 뉴냅 비전은 국내에서 최초로 임상을 시작하는 디지털 치료제”라면서 “2020년 상반기까지 임상을 마친 뒤 데이터 분석 작업을 거처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뉴냅 비전 임상 시작에 주목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디지털 치료제의 국내개발 신호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치료제는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의 뒤를 잇는 ‘3세대 치료제’로 꼽히는데, 정보통신기술과 의학기술을 접목해 빠른 신제품 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기존 치료제는 신약을 개발하는데 1조원이 넘는 비용과 10여년이 넘는 개발기간이 필요 하지만 성공 확률은 50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디지털 치료제는 이보다 적은 비용과 시간을 투입해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 또 아이디어와 기술력만 있다면 스타트업도 손쉽게 개발에 뛰어들 수 있다.

디지털 치료제는 이제 막 태동기에 접어든 신시장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2017년 9월 스타트업 ‘페어 테라퓨틱스’의 약물중독 치료를 위한 애플리케이션 ‘리셋(reSET)’의 품목을 허가했다. 또 ‘아킬리 일터렉티브랩’는 같은해 12월 소아 ADHD 치료용 비디오게임 ‘AKL-T01’의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고 FDA의 심사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규제 변화도 분명하다”면서 “우리도 선진사례를 면밀하게 검토해 새로운 산업의 등장을 준비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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