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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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다
  • 이기동
  • 승인 2014.12.1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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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실수는 하기 마련이다. 한순간 판단력을 잃고 잘못을 저지르기도 한다. 때론 의도하지 않게 자신의 실수로 인해 타인에게 치명적인 해를 입히기도 한다. 실수가 정도를 넘어 범죄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의도하지 않은 실수에 대해서는 ‘한번 실수는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며 오히려 위로와 격려를 통해 실수가 반복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경우도 많다. 

실수 한 사람 역시 자신의 잘못을 되돌아보고 가능하면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게 정상이다. 완벽한 인간은 없기에 실수를 인지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  


"정당성을 잃은 비판보도는 언론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 밖에 없다
저널리즘의 당위성을 내세우기에 앞서
언론 윤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개인의 실수와 마찬가지로 단체 생활을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실수하는 일도 잦다.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저지르는 실수 역시 개인의 실수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실수로 인해 미치는 파장에 의해 실수를 실수로 치부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한다. 특히 공적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실수는 비록 의도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그에 따른 책임이 개인의 영역보다는 크게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역시 잘못된 판단과 행동에 대해 이를 바로잡고 오류를 줄이려는 노력이 뒤 따른다면 사회적으로 한 단계 더 성숙한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 

문제는 과정상에 나타난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하려는 데 있다. 개인이든 조직이든 자기 합리화의 덫에 빠져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뭐가 문제냐’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남들도 다하는데 우리가(내가) 하면 왜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이다. 관행이라 치부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관행은 사회통념상 과거로부터 해오던 일이기 때문에 그대로 용인되는 경우도 있다. 관행이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잘못된 관행으로 굳어져 쉽게 고칠 수 없는 악폐가 되기도 한다. 사회가 변하는 과정에서 과거에는 잘못된 관행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는 잘못된 관행으로 낙인찍히는 경우도 있다. 

과거부터 잘못된 관행이었지만 행위를 유발하는 이들의 지위와 권력, 또는 집단의 힘에 의해 묵인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대부분 관행이라는 단어가 부정적으로 사용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 조직 내에서 벌어지는 관행을 실수로 치부하는 일도 종종 발생한다. 과거부터 해왔던 관행이기 때문에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우이다. 때론 잘못된 관행을 자신의 실수를 덮기 위한 용도로 악용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 외형적으로 실수처럼 보이지만 의도적인 경우가 많다. 실수를 실수라 보기 어렵게 된다. 

최근 지역 언론계가 한바탕 홍역을 앓고 있다. 한 일간지가 보도한 타이어 전문점에 대한 기사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해당 업체에서는 관련 보도에 대해 기업 죽기기에 나선 일부 언론사 때문에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입장을 일간지 광고를 통해 밝혀 파장이 불거졌다. 

문제는 해당 언론사의 보도가 정상적인 비판 보도였는지 숙고할 필요가 있다. 언론의 비판기능은 언론으로서 당연한 사회적 책무이다. 가뜩이나 사회적 비판 기능이 위축된 지역언론의 현실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 같은 비판 보도에 대해 지역사회가 지지해야 하야 마땅하다. 정당한 취재와 보도를 통해 지역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는 보도는 존중되어야 한다. 다만 그 과정에서 언론사의 지위를 이용한 부당한 압력과 횡포가 있었다면 이는 분리해 사고해야 한다. 

정당성을 잃은 비판보도는 언론 스스로의 권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한 두 번의 실수가 실수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과정에서 빚어진 문제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 순리이다. 설사 그것이 지역 언론의 오래된 관행일지라도 이를 바로잡는 과정을 통해 오히려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저널리즘의 당위성을 내세우기에 앞서 언론 윤리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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