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때문에 뿔난다’는 주장은 거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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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때문에 뿔난다’는 주장은 거짓”
  • 김성서
  • 승인 2019.06.26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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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티픽리포트 “관련 논문 재검토…필요한 경우 조치”
논문에 ‘스마트폰 사용이 외후두골 융기 유발’ 내용 없어
연구 자체도 부실…논문 저자 ‘자세교정 베개’ 판매 논란
두개골 뼈가 돌출된 것으로 보이는 28세 청년의 두개골 엑스레이. 사이언티픽 리포트 홈페이지 캡쳐
두개골 뼈가 돌출된 것으로 보이는 28세 청년의 두개골 엑스레이. 사이언티픽 리포트 홈페이지 캡쳐

젊은층에서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해 두개골 뼈가 뿔처럼 돌출되는 ‘외후두골 융기(EOP)’가 속출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논문을 인용한 보도가 나온 가운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 나왔다. 해당 논문이 외후두골 융기와 스마트폰 사용의 연관 관계를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PBS 등에 따르면 해당 논문을 게재한 과학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는 연구결과에 대한 재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사이언티픽 리포트 측은 “이 논문과 관련한 문제들을 살피고 있고 필요한 경우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논문은 지난해 호주 선샤인코스트대학 소속 데이비드 샤하르(David Shahar)와 마크 세이어스(Mark G.L. Sayers) 연구팀이 작성했다. 논문에는 18~86세 성인 1200명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한 결과 젊은층에서 외후두골 융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해당 논문은 지난 13일 BBC가 보도하면서 세간에 알려진 뒤 국내외 언론들도 이 사실을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들이 모두 허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구팀의 논문에는 스마트폰 사용이 외후두골 융기를 직접적으로 유발한다는 결론이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외후두골 융기가 기형적인 자세로 유발될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하며 스마트폰 사용을 한 예로 언급하기만 했다.

논문 자체도 결함이 많았다. 해당 논문에는 외후두골 융기가 여성에 비해 남성에서 5.48배 많았다는 내용이 담겼으나 실험 집단의 데이터는 제시하지 않았다. 통상 이런 연구는 인구학적 특성에 따라 대표성을 가진 표본을 뽑은 뒤 진행되지만 이 과정이 없었다.

또 해당 논문은 외후두골 융기를 ‘크기가 1㎝를 초과한 경우’로 규정했다. 그러나 엑스레이 촬영 조건이 동일하지 않았던 만큼 단순한 각도로 인한 착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촬영자가 얼마나 고개를 숙였는지, 사진이 어떤 각도에서 촬영됐는지에 따라 측정 기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병리생물학자 느시칸 악판은 이 논문에 대해 “스마트폰으로 인해 젊은 사람들이 외후두골 융기가 많이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은 무리가 있다”면서 “이는 젊은층이 노년층보다 스마트폰을 더 많이 사용한다는 믿음에 의존한 것이다. 통계적으로 규명되지 않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당 논문의 주 저자 중 한명인 샤하르가 자세교정용 베개 등을 판매하는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와 이해충돌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샤하르는 “제품 판매에 수년간 관여하지 않았고, 논문에서 특정 치료법을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우리는 단순히 젊은층에서 외후두골 융기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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