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조폭으로 변하는 지역언론? 광고 안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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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조폭으로 변하는 지역언론? 광고 안주면
  • 조성남
  • 승인 2014.12.0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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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오세민 전 바른 언론을 위한 시민연합 대전시 집행위원장

떠나지 마라  ‘타이어뱅크’

조선조 사상가 이이 선생께서는 나라의 흥망성쇠를 말길이 열리고 닫힘에 있다고 갈파하셨다. 한 나라가 바로 서고 그 사회가 건강을 유지하는데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가를 우리는 지난 역사적 경험에서 뼈저리게 느껴왔다.

언론이 권력 앞에 소리쳐야 할 때 침묵하고 저항해야 할 때 굴종함으로써 국민이 귀머거리가 되고 소경이 되어 있던 시절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싸우던 의로운 사람들이 두들겨 맞고 잡혀가고 갇히고 일터에서 쫓겨나고 끝없이 도망 다녀도 언론은 말 한 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다. 우리의 언론은 역사가 고통 받고 있을 때 이를 외면했고 역사가 진정한 용기에 목말라 했을 때 침묵조차 못 하고 진실을 외곡하며 불의한 세력을 도움으로써 국민을 절망케 했다.

정의 외치면서도 오만하고 탐욕스러운 언론

그때 그 언론과 그 언론인이 오늘은 누구보다도 더 풍요로운 언론자유를 누리고 있다. 스스로 싸워서 얻은 언론자유가 아니라 시민의 힘으로 쟁취한 자유의 공간을 한국 언론은 마음껏 향유하고 있다. 사회의 정의와 공정한 경쟁을 입버릇처럼 강조하면서도 독자를 잡기위해 신문은 온갖 불공정 거래와 구독 강요를 일삼고 있다.

인권과 인간존중을 이야기 하지만 잘못된 보도 관행과 불성실한 기사로 인한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사례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방송의 공익성과 계도성을 내세우면서 TV프로와 광고는 날마다 선정성과 상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그러면서도 우리의 언론과 언론인은 겸손하지도 진지하지도 못하다.

한국 언론의 행태는 여전히 거칠고 오만하고 탐욕스럽고 이기적이며 언론인들은 아직도 낡은 보도관행과 빈약한 전문지식으로 지면과 화면을 채우고 있다. 시민들은 언론이 잘 못된 보도관행과 오보, 의도성 짙은 횡포에 적지 않게 시달리면서도 그 막강한 힘 때문에 방관자일 수밖에 없다. 최근 몇 년 사이 기업이건 개인이건 자연환경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당히 높아졌다.

언론도 환경과 같다. 우리는 매일 쉼 쉬는 공기와 마시는 물의 오염은 심각하게 여기면서도 지금까지 언론환경의 오염에 대해서는 의외로 무관심했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자연환경을 깨끗이 하는 일에 쏟은 관심과 투자를 언론환경을 푸르게 하는 일에도 돌려야한다. 사회의 백가지 문제와 여론을 담아내는 언론이라는 환경이 더럽게 오염되어 있는 한 우리 사회의 미래는 결코 희망이 없다.

존재하기 어려운 언론권력...역기능 심각

오늘 날 언론은 누구도 견제하기 어려운 거대한 권력이 되어 있다. 그 힘의 크기만큼 언론의 역기능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언론의 횡포는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공포로 등장했다. 우리가 이처럼 언론에 대하여 철저한 무관심과 무대응으로 침묵하고 있을 때 희대의 사건이 이 곳 대전에서 발생했다.

단순히 광고를 주지 않는다는 괘씸죄에 걸려 1면 기획기사로 총 4회에 걸쳐 충청투데이로부터 몰매를 맞은 (주)타이어뱅크가 대전인 본사를 떠나 서울로 이전하겠다는 처절한 사연의 광고를 대전지역 일간지에 실은 사건이다.

 

괘씸죄에 걸려 4차례 보복 당한 타이어 업체

충청투데이의 기사내용이 사실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중요하지 않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광고를 주지 않았기에 보복성 기사로 패대기 쇼를 했다는 것이다.

19년 전으로 올라가 보자. 충청투데이의 전신인 대전매일이 1995년 6.27지방선거에서 있지도 않은 충청도 핫바지 론을 들고 나와 망국적 지역감정을 치유하려는 노력은커녕 오히려 지역감정을 고의 유발한 바 있는 전통 깊은 언론사이기도 하다. 바른 언론을 위한 대전 시민 연합이 즉각 성명서를 발표하고 충청도 핫바지 오보 경위와 윤리라는 제하의 공청회를 개최, 결국 대전매일 측은 1995년 8월 18일 1면 5단 박스기사를 통해 사과 정정 보도를 내기에 이르렀다. 19년 만의 형 대전매일과 동생 충청투데이의 대형 사건을 보면서 느낀 것은 걸레는 아무리 빨아도 걸레라는 만고의 진리를 다시 한 번 각인 시켜 준 것 뿐이다.

노상강도는 솔직하다. 자신의 신분을 애써 감추려 하지 않기에 그러하다. 말로는 이 시대의 모든 고통을 한 몸에 안고 가는 의로운 한국 언론의 성자의 모습이지만 자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광고를 주지 않으면 무서운 조폭으로 변신하여 사회적 흉기로 변신한 언론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시민단체는 뭐 하나? 언론 횡포에 성명서도 안 나와

언론을 바로 세우고 나아가 나라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시민의 절대적 참여가 필요하다. 방관자가 아닌 참여하는 민주시민으로 바른 언론을 만들어 바른 나라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이자 권리인 것이다. 대전에서 이러한 언론 횡포로 인해 크나큰 사건이 났을 때 진보적 시각을 견지한 시민단체는 어느 한 사람도 그 흔한 성명서 하나 발표하지 않고 있다. 관변단체를 더 이상 비판하지 마라. 대전의 시민단체는 관변단체보다 더 뻔뻔스러운 행태를 보이고 있다.

언론을 비판하고 감시하며 언론의 횡포와 역기능을 견제하며 명확한 근거와 이성적 논리로 언론의 건전한 충고자가 될 시민단체의 출현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구부러진 말 뒤틀린 말길을 바로잡아 음모와 천박한 전술이 되어 버린 사회적 담론 형태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시민단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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