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산업’ 뒤늦게 뛰어든 韓…‘G2’ 기술격차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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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산업’ 뒤늦게 뛰어든 韓…‘G2’ 기술격차 4년
  • 김성서
  • 승인 2019.06.17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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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학계 의견차로 관련 논의 지지부진
주요국 대규모 R&D 투자…韓 예산 부족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협력·지원 필수”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에 참석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T 사장, 노웅래 국회 과기정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양자보안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과정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에 참석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T 사장, 노웅래 국회 과기정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양자보안을 이용한 반도체 생산과정 시연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국회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겠다며 ‘양자암호정보통신포럼’을 설립, 양자산업 발전에 뜻을 보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양자암호 관련 기술은 ‘G2(미국·중국)’등 주요 국가에 비해 4년 정도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다 산업계·학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앞날이 어둡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 창립식을 열었다. 이들은 산·학·연·관의 가교 구실을 담당하며 제도 개선(입법)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1차 목표는 올 하반기에 제1회 국회 양자정보통신포럼을 열고 그간의 공유 사항을 점검하는 것이다.

양자정보통신은 양자의 물리학적 특성을 정보통신기술(ICT)에 적용한 것으로 데이터의 △초고속처리 △정밀수집 △안전전송 등이 가능하도록 하는 차세대 기술로 손꼽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양자산업은 2030년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400조원의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반도체 산업이 530조원 규모라는 점을 감안할 경우 양자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관련 기술을 주목해왔다. SK텔레콤은 2011년부터 정부 출연연구기관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도 포기한 양자기술과 관련된 연구원을 영입하는 등 수백억원을 투자해 명맥을 이어왔다. 2016년에는 세계 최초로 LTE 망에 양자암호통신을 도입했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정부 주도의 대규모 국책연구과제가 아직은 시기상조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관련 정책은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못했고, 국내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는 관련 기술이 세계 주요 국가에 비해 4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G2를 비롯한 일본, 유럽연합(EU) 등에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최고 성능의 양자컴퓨터 개발에 연평균 4766억원, 중국은 세계 최장의 양자암호통신망 구축에 연평균 2913억원을 쏟아붓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46억원이던 R&D 관련 예산이 올해 60% 증가해 236억원으로 늘었지만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여기에 KT와 함께 관련 분야를 연구하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예산 지원은 지난해 종료됐고, SK텔레콤 역시 올해 정부 국책사업 과제 예산 지원이 마무리된다. 적절한 시기도 놓친데다가 선진국과의 투자비 차이도 상당해 전문가의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에 참석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T 사장, 노웅래 국회 과기정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자정보통신포럼에 참석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박정호 SKT 사장, 노웅래 국회 과기정위원장 등 주요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성태 의원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우리나라는 강대국 사이에서 양자정보통신을 중재적으로 끌고 가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며 “이를 견인하기 위해 국회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법적 근거나 예산이 필요하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양자 사업 관련 정부 예산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작은 규모다. 법안을 발의하고 훨씬 더 큰 규모로 나아가면 퀀텀 시대에 우리가 더욱 잘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을 제정할 때 수요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요청했다.

창립식에 함께한 아서 허먼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위원은 ‘동맹’과 ‘협업’을 강조했다. 허먼 위원은 지난해 12월 국가양자이니셔티브법(NQI) 제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해당 법안은 미국 정부 차원에서 양자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 근거를 마련한 법안이다.

그는 “중국의 양자에 대한 투자비가 막대하다. 중요한 건 양(Quantity)보다 질(Quality)”이라며 “민주적인 양자 기술 수혜를 위해 중국과 한국의 대결 구도가 아닌 한국·미국·일본·싱가포르·EU 등 연합체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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