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숙명여고에서 교무부장 쌍둥이 딸이 전교 1등 석권, 시험지 유출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자녀가 학생으로 재학 중인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부모 교사가 9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수로 따지면 총 521개교 나타나 전국 고등학교 5곳 중에 1곳에서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학교를 다니고 있는 셈이다.
5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교원부모 및 교원자녀 동일학교 근무 및 재학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을 기준으로 부모인 교사와 자녀인 학생이 함께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는 전국에서 521개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고등학교(2360교)의 22.1%에 해당하는 수치다.
자녀와 함께 학교를 다니는 부모 교사의 수(기간제교사 포함)는 900명, 부모와 함께 학교를 다니는 자녀 학생 수는 93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사와 교사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는 사례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로 100교다. 이어 서울 54교, 경남 52교, 충남 48교, 경북 47교 등으로 나타났다.
공사립 구분을 보면 10교 중 6교가 넘는 학교가 사립학교다. 공립학교는 173교(33.2%), 사립학교는 348교(66.8%)로 집계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일반고 483교, 특수목적고 21교, 자율형사립고 17교 등이다.
한 학교에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가장 많은 학교는 경기 A사립고로 교사 9명의 자녀 11명이 다니고 있었다. 경남 창원 소재 B사립고에는 교사 8명의 자녀 8명이, 경기 수원의 C사립고에는 교사 7명의 자녀 8명이 재학 중이였다.
특목·자사고에서도 상당수 부모 교사와 자녀 학생이 같은 학교에 재직·재학 중이었다. 전남의 한 자사고에는 교사 7명의 자녀 7명이, 대구의 한 자사고에는 교사 6명의 자녀 6명이 다니고 있었다. 경북과 경기 안산의 자사고에서도 교사 5명의 자녀 5명이 재학 중이었다.
이에 김해영 의원은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공정한 학사관리를 운영하기 위해서라도 교원과 교원자녀가 동일한 학교에 근무·재학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사립학교 참여 미흡 가능성이나 농어촌 지역 등 교사·자녀가 불가피하게 다닐 수밖에 없는 특수성 등 사각지대까지 고려한 세심한 설계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